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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급할수록 돌아가라"···대한항공이 띄운 마지막 승부수

산업 항공·해운

"급할수록 돌아가라"···대한항공이 띄운 마지막 승부수

등록 2023.07.03 07:39

수정 2023.07.03 10:09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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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0월' EU,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결정 미뤄파리·로마·프랑프푸르트·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 독점 해소 요구조원태 회장 "무엇이든 포기"···티웨이·에어프레미아에 물밑 작업

EU경쟁당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 결정 기한을 재차 연기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EU경쟁당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 결정 기한을 재차 연기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이 높고도 험난한 기업결합의 벽을 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무엇이든 포기하겠다"는 절박한 결기를 다진 대한항공은 확실한 성공을 위한 장고에 돌입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요청을 심사하고 있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관련 조사 과정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측의 요청에 따라 심사기한을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EU집행위원회(EC)는 오는 8월 3일에 합병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심사 기한이 최대 2달 가까이 늘어나 합병 결정은 10월로 미뤄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정조치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EC와 심사기한 연장 협의를 진행했다"며 "심사기한도 EC와 협의할 예정으로, 2개월 정도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대한항공이 띄운 마지막 승부수 기사의 사진

미국과 일본, EU의 승인만 남은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의 탄생'은 3년이 지나도록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EC가 "두 항공사 간의 합병이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 여객·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담긴 중간심사보고서(SO)를 발송하면서 우려의 분위기는 더욱 커졌다.

현재 EU 경쟁당국은 인천~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로마·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에 대한 독과점 이슈를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이번 심사기한 연장은 양측이 시정조치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대목이 있다.

EC는 합병을 바로 무산시키기보다는 슬롯(특정 시간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대한항공이 시정조치안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이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올 3분기 중 합병을 기대하다"며 "(승인을) 안 해줄 것이라면 이렇게 오래 시간을 끌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복잡한 독과점 셈법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에는 대한항공이 먼저 요청했다는 점에서 이전 상황과는 다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무엇을 포기하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성사시키겠다"며 일부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기업결합을 성사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진 바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의 의지와는 다르게 앞선 영국과 중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대한항공이 일부 슬롯을 반납하면서 여론은 좋지 않다.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이 오히려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는 두 항공사가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국제선 65개 중복취항 노선 가운데 40개 노선의 약 300개 슬롯을 반납할 수 있다고 자체 추산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자칫 여론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슬롯을 반납하더라도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독과점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물밑작업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이 올해 초 법률대리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사로써 진입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다"며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5개, 유럽 4개 노선의 새로운 진입자가 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부 경쟁 당국의 과도한 시정조치 요구에 대해 합리적 대안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연장 기간 내 EC와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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