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늘리는···파나소닉, "배터리 공장 4곳 증설"SK·삼성 대비 점유율 높지만···장기적 경쟁력 의문"고객사 확보 더디고 韓 기업 대비 생산량 부족"
국내 기업으로선 거슬리는 소식이다. 파나소닉은 SK온과 삼성SDI 대비 글로벌 점유율도 높고 성장률에서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선 고객사 확보가 더디고 장기적 생산능력(CAPA)도 우리 기업 대비 낮아 국내 기업의 입지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로이터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2031년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20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리기 위해 4곳의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지난 5월 생산공장 2곳을 북미에 세우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이후 2개월 만에 2곳을 새롭게 추가한 셈이다. 다만 이번에 계획한 생산공장 2곳의 위치와 투자 형태, 계획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파나소닉이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인 만큼 북미에 새 공장이 세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파나소닉은 에너지 밀도는 높이고 생산 비용은 절감시키는 4680(지름 46㎜ x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또 파나소닉은 일본의 마쓰다(Mazda)와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 형태는 단독 공장이 아닌 합작 공장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쇼이치로 와타나베 파나소닉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로이터에 "배터리 생산업체가 모든 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으며 200GWh 용량은 주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용량"이라고 했다. 이어 "4곳의 새로운 공장은 현지 소비를 위한 현지 생산 원칙에 따라 약 12개의 재료 공급업체 공장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글로벌 선두권에 위치한 배터리 생산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1~4월 비(非)중국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파나소닉 점유율은 17.2%를 기록했다. SK온(10.9%), 삼성SDI(8.7%)보다 높은 순위로 LG에너지솔루션(27.8%), CATL(26.5%)에 이은 3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36.7%로 SK온(4.8%), 삼성SDI(29.6%)보다 높았다.
다만 국내 배터리 기업의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파나소닉의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은 큰 위협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지만 포드,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전기차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소식이 들리지는 않았다"며 "국내 기업이 계획한 배터리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파나소닉의 성장을 견제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SK온은 2030년까지 총 생산능력을 500GWh 이상 늘리기로 했다. 미국 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129GWh)를 비롯해 헝가리(47.5GWh), 중국(77GWh) 등에 세우기로 계획한 공장 규모만 535GWh에 달한다. LG엔솔은 GM(140GWh), 스텔란티스(45GWh), 혼다(40GWh), 현대차그룹(30GWh) 등 미국 합작사를 앞세워 2025년 생산체계를 540GWh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GM과 각각 23GWh, 30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발표했으나 전체 생산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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