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노조 'KT 윤리경영 규탄 기자회견' 개최허수영업 지탄한 지 40일 만···위약금 전가도"노동자 투신 단초 의혹도···책임 경영 보여야"
KT새노조·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는 5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KT 광화문 빌딩 앞에서 'KT 윤리경영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는 KT 인터넷이나 IPTV 개통과 수리를 담당하는 KT 그룹사 KT서비스(KTS) 북부·남부 소속 기사들로 구성된 노조다.
앞서 이들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 실적 뻥튀기를 위해) 본인 명의로 3회선 이상 개통한 직원이 180명에 달한다"라고 주장, 회사에 진상 조사 및 개선책을 촉구한 바 있다.
KT는 더 빠른 회사 성장을 위해 KPI(핵심성과지표) 강화를 외치는데, 당초 취지와 달리 각 본부가 성과 부풀리기에 집착해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기개통된 회선을 해지하면서 발생하는 위약금까지 직원들에게 전가해 다시 목소리를 냈다는 부연이다.
이날 첫 번째 발언을 맡은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올레 케이티, 케이티 패밀리라더니 그들이 우리를 과연 가족으로 대하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며 "회사는 말만 가족이라고 하지 구성원들을 비용이라는 잣대로 판단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렇게 발생한 각종 영업 압박이 최근 KTs 노동자 투신의 단초가 되지 않았나, 굉장히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회사는 빠져나갈 고민이 아니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장 대표로 나선 김대희 KT서비스지부 조합원은 "전국에 있는 지사와 지점에서 지금도 광범위하게 영업 압박과 자뻑(현장 노동자들 명의로 판매, 실적을 올리는 행위)이 자행되고 있다"며 "노동조합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관리자들을 지점 또는 지사로 전환배치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조합원은 "허수영업과 자뻑 영업을 강요한 직원(관리자)들은 자리 바꿔 배치하는 식으로 정리하면서 고객을 만나는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로 오로지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자뻑 영업을 강요, 쥐어짜기만 반복하는 중"이라며 "이제는 너희들이 가입했으니 너희 돈으로 해지하라고 하는데 이제 노동자들은 돈을 내고 회사를 다녀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KT의 열악한 노동환경도 지적했다. 김 조합원은 "비가 내리는 날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많은데,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닌 제대로 된 2인 1조로 편성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작업에 필요한 사다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은 "최근 KT의 경영 실태는 회사가 가진 구조적 문제로부터 시작됐다"며 "민영화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자행, 경영 실적 강요, 부당 영업은 그때부터 시작됐으며 노동 강도도 급격히 강화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T는 책임자들 처벌을 시작으로 사회적 책임, 물적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기자들 앞에 나선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겉으로는 경영 성과를 포장하는 KT가 노동자들을 상대로 갑질하고 소수 경영을 일삼고 있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KT의 이런 행각이 드러난 지 40일이 지나도록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공정한 정부의 방향인지 앞으로 따져 물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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