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에 주택구입·전세수요 증가금융당국 "투기로 인한 과열 우려 수준 아냐"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6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3조5000억원 늘며 세 달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3조4000억원 감소에 이어 올해 1월 8조1000억원 감소, 2월 5조1000억원 감소, 3월 5조1000억원 등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4월 2000억원 증가로 시작해 5월 2조8000억원 증가에 이어 6월 증가폭은 더 커진 셈이다.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는 주담대 급증 영향이 크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세가 계속됐고 감소폭도 커졌지만 주담대 잔액 증가폭은 4개월째 확대됐다.
주담대는 제2금융권 주담대(-6000억원)가 감소했지만 은행권 주담대(+7조원)가 늘면서 총 6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주담대가 3조6000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78% 커졌다.
기타대출은 은행권(-1조1000억원)과 제2금융권(-1조8000억원) 모두 감소해 총 2조9000억원이 줄었다. 전월(-8000억원)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월 말 기준 106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 2조3000억원 늘어난 뒤 5월엔 4조2000억원 증가하는 등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6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담대가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 확대, 입주 물량 증가, 전세자금대출 증가 전환 등으로 7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6월 1조1000억원 줄었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19개월째 이어진 감소다.
기타대출은 5월 가정의 달 소비, 여행 등과 관련한 자금 수요가 늘어나 감소 폭이 500억원에 그쳤지만, 이러한 계절요인이 소멸되면서 6월 다시 확대됐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이 더해져서 작년에 부진했던 주택 거래량이 연초부터 늘어나고 있다"면서 "주택거래량 증가는 2∼3개월 시차를 두고 은행 주담대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은행 신용대출이나 비은행 주담대 등이 함께 늘어났는데, 아직은 이러한 동반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2조4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보험이 1000억원 증가했지만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가 각각 1조8000억원, 1000억원, 7000억원 줄었다. 지난 5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4000억원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1조원 확대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 확대는 주택구입 목적의 대출이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전세보증금 반환·생계자금 등 주택구입 이외 목적의 대출 비중도 크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택시장 투기수요로 인한 과열을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정부는 투기·투기과열지역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의 주담대 한도(2억원)와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2억원) 등의 규제를 일괄 폐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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