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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회장님이 샀다'··· 효성 '소재 삼총사' 반등 신호탄?

산업 에너지·화학

'회장님이 샀다'··· 효성 '소재 삼총사' 반등 신호탄?

등록 2023.07.20 08:30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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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명예회장 일주일간 '38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부채비율 9940%' 효성화학 재무 부담···효성그룹 전체로 확산"주주가치 제고 차원"···업황 회복에 따른 점진적인 회복 기대

조석래 명예회장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그래픽=홍연택 기자조석래 명예회장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자본잠식에 빠진 계열사의 재무 부담이 효성그룹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효성화학의 천문학적인 부채 비율로 인해 주가까지 속절없이 추락하자 조석래 명예회장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신뢰 회복에 나섰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달 10일부터 총 37억6854만원을 투입해 지주사인 효성을 비롯해 효성티앤씨·효성화학 등 계열사 주식을 연이어 매입했다.

효성 주식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16억7661만원을 들여 2만9209주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조 명예회장의 효성 지분은 기존 9.96%에서 10.10%(212만7762주)까지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효성티앤씨 주식도 5776주(19억9255만원) 매입해 지분 비율 8.77%에서 8.91%로 증가했다. 효성화학의 경우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1700주(9938만원)를 사들여 지분도 7.43%에서 7.48%로 소폭 올랐다.

효성 관계자는 "이번 조석래 명예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픈 손가락' 효성화학···"주가 부양 위한 책임경영"
재계 안팎에서는 조 명예회장의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지는 자사주 매입을 두고 승계와 관련해 다양한 해석들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그가 굳이 주식을 사들이며 지배력을 강화할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주가 부양을 위한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조 명예회장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지난해부터 석유화학 업황이 꼬꾸라진 가운데 계열사 주가가 바닥을 칠 때마다 조 명예회장이 등장해 주가 반등을 이끌어낸 바 있다.

현재는 효성화학의 재무구조가 자본잠식 수준으로 내몰리면서 그룹사 전체의 주가를 연쇄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해 2631%였던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9940%까지 뛰었다.

최근 시장에서는 자본확충 방안으로 유상증자 가능성이 제기되자 효성화학 주가는 신저가 수준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 시기 지주사인 효성의 주가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다 지난 10일 효성화학이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한 이후 주가가 반등했다.

이번에 조 명예회장이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효성화학과 효성의 주식을 잇달아 매입한 것도 더 이상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는 데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효성화학은 그간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던 베트남 공장이 최근 정상 가동에 돌입했고, 최근 업황 회복 조짐을 보여 향후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석래 명예회장, '효성티앤씨'에 집중 투자···"성장성 기대"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조석래 명예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 지분 매입에 주목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사 주식을 골고루 사들이면서도 매수금액의 절반 이상을 효성티앤씨에 투입했다. 이번 역시 효성티앤씨에 가장 많은 자금을 들였다.

효성티앤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특수효과를 누리면서 지난 2021년 7월 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96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더니 최근에는 3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가 추세와 달리 효성그룹 대표 주자로 급부상한 효성티앤씨의 전망에 대해서는 밝게 평가한다. 조 명예회장이 효성티앤씨에 집중하는 이유도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판단하에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티앤씨는 독보적인 글로벌 1위 스판덱스 업체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인도 공장이 완공된 후 1~2분기에 걸쳐 상업 생산이 시작된 가운데 향후 하반기 실적에 연동됨에 따라 추가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 경쟁업체들이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증설 투자를 할 수 없었다는 점도 긍정 요소로 평가된다.

신성장동력인 친환경 섬유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3대 화학 섬유(폴리에스터·나일론·스판덱스)의 친환경 섬유 생산이 모두 가능한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바이오 소재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기업과 협력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잠시 주춤했지만 변화가 없다"며 "추가적인 시황 악화 가능성은 작고, 오히려 중국의 스판덱스 증설 감소와 의류 생산업체들의 재고 감소가 파악되는 만큼 하반기엔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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