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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새로운 시장 ATS, 거래소와 차별화 가능할까

증권 증권일반

새로운 시장 ATS, 거래소와 차별화 가능할까

등록 2023.07.21 07:00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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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유통시장 변화 위해 유관기관 협의·협조 요청ATS 측 "홀로 추진하기에는 아직 법적 근거 미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넥스트레이드가 다자간매매체결회사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받으면서 지난 70여년간의 한국거래소가 독점했던 거래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발생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거래소의 등장으로 투자자들의 이익과 시장에 다양한 상품 확대 등을 기대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개된 내용으로는 대체거래소(ATS)만의 차별화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시장의 기대치를 감안한다면 본인가 전 혁신적인 안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넥스트레이드의 다자간매매체결회사 투자중개업을 예비인가 했다. 이날 넥스트레이드는 향후 본인가 취득에 문제가 없도록 사업을 준비하겠다 밝혔다.

넥스트트레이드 측은 "자본시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10대 과제'를 선정 해 추진할 것"이라며 "내부시스템 구축·최선주문집행 시스템 마련 등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에 앞장서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2021년 설립된 ATS 준비법인이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을 포함한 국내 주요 증권사와 코스콤·한국예탁결제원 등의 증권 유관기관, IT기업이 모여 설립했다.

시장에선 새로운 거래소의 등장에 높은 기대를 표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 관계자들은 기존 거래소에서 보지 못한 신상품과 경쟁체제를 통한 수수료 비용 절감 등의 변화를 꼽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관점에서 그간 투자하지 못했던 자산에 대한 투자 저변이 넓어질 경우 거래를 통한 수익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자산 편입 등에서 수익성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넥스트레이드의 현 상황으로는 한국거래소의 독점체제를 꺾기엔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다수를 상대로 증권 매매·주선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특성상 거래소와 같이 코스콤을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출범 당시 내걸었던 서비스가 무산돼 '반쪽짜리 거래소'로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당시 세분된 호가 체계를 내걸었으나 기존의 호가 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수수료 인하와 매매체결 속도에 대한 가이드라인 부재, 조건부지정가주문·경쟁대량매매주문의 불가 등에서 거래소와 경쟁하기 위한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나마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1시 59분까지 시장을 운영키로 한 것이 돋보이는 차이였으나 거래소의 선제적 대응에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거래소는 ATS 출범에 발맞춰 파생상품시장의 개장 시간을 앞당기는가 하면 디지털 증권시장 출범을 앞두고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인프라 개선·구축에 나선 것이다.

때문에 넥스트레이드는 앞서 내건 포괄적이고 단순 시스템적인 차별화를 떠나 그간 거래시장에서 보지 못했던 혁신적 대안이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본인가 신청 후 승인(1개월)까지 18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2025년까지 10대 과제를 추진키로 했으나 출범을 앞둔 현재 가닥이 잡힌 것은 ▲탄력적 거래시간 ▲투자자 필요의 새로운 주문방식 ▲빠른 거래체결 속도에 대한 논의밖에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스트레이드는 오후 11시 59분까지 시장운영으로 투자자들의 편의와 거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넥스트레이드는 매매거래 체결과 관련해 더욱 빠른 체결속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버의 용량 등과 같은 단순한 접근 방식을 넘어 거래소와 다른 정보통신기술을 구축 해 투자자들에게 신속한 결괏값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호가 체계를 유지키로 한 이후 새로운 유형의 주문 방식 도입에 나섰다는 방침이다. 미국 등지의 거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중간가 주문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중간가 주문은 양 시장에서 최우선 매수·매도의 호가 산술 평균 가격으로 주문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넥스트레이드는 "중간가 주문은 고객 입장에서 당장 체결할 수 있는 가격 대비 항상 유리한 가격을 가져올 수 있는 주문 방식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밖에 ▲합리적 거래비용 체계 ▲시장친화적 유동성 공급제도 ▲시장참여자 중심의 플랫폼 ▲해외거래소 등과의 연계투자 ▲경쟁매매시장과 장외주식시장 사이 신규시장 육성 ▲토큰증권 등의 신상품 시장 ▲인덱스 사업의 다양화 등과 같은 사안들에 대해서는 법적인 근거가 부족해 넥스트레이드 측에서 따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예로 대체거래소의 토큰증권 유통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들여올 수 있으나 관련 법안이 만들어지게 될 경우 코스콤과 한국거래소 체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어 유관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 또한 예비인가 후 "모든 과제를 홀로 추진하기에는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거래소·예탁원·증권사 등 유관기관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증권 유통시장의 혁신적인 변화를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강조했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시장 감시 능력이 법률상 한국거래소의 영역인 만큼 적극적인 협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감시는 한국거래소의 영역으로 거래소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11시 59분 사이에서 일어난 대체거래소 관련 이슈라 하더라도 한국거래소의 감시를 받기 때문이다.

이에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시장 감시는 거래소와 많은 협의가 필요한 사항임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양 시장에 대해 동일한 시장 감시를 적용해야 하므로 거래소 측에 호가 등의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혹여 두 시장의 차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 경쟁에 돌입하게 되면 투자자들과 증권사에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며 "더 나은 서비스 제공, 개선된 시장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노력은 곧 투자자들의 편익과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에서는 짧게는 수십년,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곳은 100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제 첫발을 뗀 것"이라며 "투자자와 유관기관, 거래소와의 소통을 통해 시장참여자들의 요구를 더 전향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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