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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반토막' 테슬라의 굴욕···상반기 수입차 톱10 턱걸이

산업 자동차

'반토막' 테슬라의 굴욕···상반기 수입차 톱10 턱걸이

등록 2023.07.26 07:39

수정 2023.07.26 10:2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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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전기차 시장 60% 커졌지만 테슬라는 -44.6%선두 입지 벤츠에 내줘···상향평준화·신차 부재 영향전문가 "판매 라인업 늘리고 혁신적 차별화 전략 시급"

'반토막' 테슬라의 굴욕···상반기 수입차 톱10 턱걸이 기사의 사진

올해 상반기 테슬라코리아가 수입차 톱10에 간신히 턱걸이하며 체면을 구겼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주도하는 수입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판매량만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전기차의 성능과 상품성이 상향평준화되면서 테슬라의 시장 입지는 갈수록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수입차협회·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3733대를 판매해 수입차 판매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6746대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44.6%나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 전기차 시장(1만81대‧테슬라 제외)이 60.2%나 확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3만8106대, 3만5423대씩 판매하며 압도적인 시장 입지를 지켰다. 이어 아우디(9636대), 볼보(8463대), 렉서스(6950대), 포르쉐(6226대), 미니(4430대), 토요타(3978대) 순이었다. 테슬라는 폭스바겐을 500여대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9위를 기록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같은기간 4039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수입 전기차 시장 1위에 올랐다. 반면 4000대를 밑돈 테슬라는 2위에 그치면서 '전기차 전문'이라는 간판이 무색하게 됐다. 이어 BMW는 2989대로 3위, 쉐보레(739대)와 포르쉐(692대)는 각각 4위와 5위였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한 모델Y를 제외하면 테슬라의 모든 라인업이 부진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는 2027대로 전체 판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모델X(856대)와 모델3(534대)는 각각 8위, 10위에 머물렀고 모델S는 판매순위에서 빠졌다. 이에 반해 메르세데스-벤츠는 EQE(1325대)를 비롯한 전기차 4종을 판매 톱10에 올렸다.

테슬라는 지난 2017년 국내시장 진출 이후 단기간에 수입 전기차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2020년엔 1만1826대를 판매하며 86%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도 1만7828대를 기록하는 등 급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지난해부터는 가파르게 판매량이 줄고 있다.

'반토막' 테슬라의 굴욕···상반기 수입차 톱10 턱걸이 기사의 사진

최근 테슬라가 국내시장에서 부진한 배경은 전기차 시장의 상향 평준화와 신차 부재가 첫 손에 꼽힌다. 기존 모델들이 노후화되는 사이 상품성과 성능이 뛰어난 경쟁자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 모델Y를 선보인 후 3년째 신차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전용 플랫폼 개발 이후 전기차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현대차‧기아는 테슬라의 대체재가 되고 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는 아이오닉5‧EV6를 선택하고,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를 구입한다는 뜻이다.

이항구 자동차기술융합원 원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진입하면서 테슬라의 독주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4종의 라인업만으로는 점유율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슬라는 충전 쪽에서 우위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큰 차별점을 느끼기 어렵다"며 "경쟁사 대비 차별화 됐다고 하는 자율주행 성능에도 물음표가 달리고 있어 테슬라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안방인 미국에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효과에 힘입어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3.9% 증가한 31만9000대를 판매해 전년에 이어 1위를 지켰다. 이 같은 호실적은 IRA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한 모델3와 모델Y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하지만 한국,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선 테슬라가 과거의 '선도적 입지'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반값 전기차 등 혁신적인 차별화 전략의 구체화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테슬라는 중국시장에서 전기차 붐을 일으킨 주역이고 여전히 중국 소비자들의 테슬라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편"이라면서도 "올해 900만대 규모에 달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은 확대되겠지만, 차별화 전략이 뒤따르지 않으면 이미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현지 업체들에게 점유율 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수년 전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전동화를 앞세워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엔 차별화 요소가 많이 줄었다"며 "오히려 차량의 전반적인 완성도와 품질은 기존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가 더 높다는 점에서 테슬라는 위기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테슬라는 판매가격을 대폭 낮춘 '반값 전기차'와 충전규격 통일 등으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라며 "경쟁사 대비 얼마나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시장 점유율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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