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정상화 가속화 위해 하반기도 생산량 조정 "5월 피크아웃 진입···하반기 수요 회복 예상""2024년 HBM 캐파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60조100억원, 영업이익 6700억원을 거뒀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7%, 95.26% 감소한 수치다.
실적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반도체 부문에서 업황 부진이 지속되며 삼성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지난 5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하반기에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일단락되며 점진적 구매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반기 감산 영향 본격화···낸드 추가 감산 진행"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메모리 업황 시장이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증가와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최근 고객사 재고조정이 상당 수준 진행되며 2분기는 1분기 대비 가격 하락 폭이 확연히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재고 조정이 진정된 PC, 모바일 위주로 수요 개선이 예상되고 공급 측면에서도 업계의 감산 폭 확대 영향으로 하반기 중 일부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며 "D램의 경우 특수공정이 적용된 제품들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낸드는 시장 변화 시점이 D램 대비 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재고 정상화 가속화를 위한 D램과 낸드의 생산량 조정을 지속한다. 특히 낸드의 경우 생산량 하향 조정폭을 크게 적용할 예정이다.
단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UFS 4.0 등 첨단 메모리는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추진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 확대와 레거시 공정 생산량 하향 조정이 맞물려 선단공정 비중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용 메모리 시장의 성장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이 금액 기준 향후 5년간 연평균 30% 중후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토모티브향 메모리 수요가 2030년 초에는 PC 응용보다도 더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메이저 OEM 및 티어1 업체에 모두 진입을 완료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HBM, 올해 고객 수요 2배 확보···내년 생산능력 2배 확대"
삼성전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AI 시장 핵심 제품으로 떠 오른 HBM 경쟁력에 대한 설명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HBM은 생성형 AI서비스에 탑재되는 GPU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올해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GB(기가바이트) 중반을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로 생길 수주에 대비해 공급 역량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2024년 HBM 캐파는 증설 투자를 통해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HBM3는 8단 16GB와 12단 24GB 제품을 주요 AI SOC 업체와 클라우드 업체에 출하를 시작했다"면서 "다음 세대인 HBM3P 제품은 24GB 기반으로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증가하는 AI향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LW(Low Latency Wide IO) D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향 AI에 특화된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로 로직과 바로 결합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을 준비 중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LPDDR 기반 모듈인 LP-CAMM을 개발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 시제품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 PC 및 서버향 저전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폼팩터 등 XR 시장 준비 착실히"
삼성전자는 확장 현실(XR) 시장에 대한 준비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인수한 미국 마이크로 OLED 기업 '이매진'의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합병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수 목적은 XR 기기 시장에 대한 기술 대응력을 높이기 위함"이라며 "XR기기가 대중화되면 스마트폰을 능가하는, 사람들의 일상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매진은 2001년부터 XR기기의 핵심 부품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으며 초고해상도 OLED에 필요한 원천 특허 및 공정 기술을 보유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작년부터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전담 개발팀을 구성하고 차세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도 XR기기 관련 기획 및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이미 구성했으며 관계사,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XR 기기 개발을 위해 구글·퀄컴 등 업계 리딩 파트너들과 중장기적인 협력을 통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여러 업체가 VR 기반 디바이스를 출시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도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시점에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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