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물가 상승···소비자·기업 비용 부담 가중이랜드 패션 "스파오·미쏘, 가격 인상 계획 없어"에잇세컨즈 가격 동결···일부 제품 한해 조정 고려
업계에선 인건비와 물류비, 원자재비 등 전반적인 물가가 오른 만큼 제품 가격 인상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앞세운 SPA 브랜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타 패션 브랜드에 비해 제품 가격이 저렴해 물가 상승에 대한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의류·신발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8%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위축됐던 외부 활동이 다시금 활발해지면서 관련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니클로가 가격 올리기에 나서면서 업계 안팎에선 당초 SPA 브랜드들의 '도미노 인상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다만 스파오와 미쏘, 후아유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 패션은 연내 구체적인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판관비 등 비용적인 측면에서의 부담을 완화하는 경영 구조를 만들어 가격 상승에 대한 압박을 낮추고 생산원가가 낮은 생산지를 찾는 데 공을 들여왔다는 것이 이랜드 패션의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스파오와 미쏘는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 SPA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어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후아유는 적절한 수익구조를 완성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고 있는 에잇세컨즈는 매일슬렉스, 에센셜니트, 에센셜데님 등 대표적인 인기 상품들에 대한 가을·겨울(FW) 시즌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만큼 기업 자체 내에서 손실을 감내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라 일부 제품에 대한 가격 조정을 고려하는 등 전반적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원자잿값과 공임, 환율 등의 상승 여파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생산처 다양화와 생산 비용 절감을 통해 극복해나가고 있다"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는 일부 제품 인상률은 5% 이내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탑텐 사업을 이끌고 있는 신성통상 측은 "할인 행사가 자주 있는 만큼 가격에 대한 변동은 있으나 인상 내용까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유니클로는 지난달 24일 블루종과 재킷 등 제품 4종의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 폭이 가장 큰 블루종(MA-1·남성용)은 6만9900원에서 8만9900원으로 28.6% 올랐다. 울트라라이트다운 콤팩트 재킷과 울트라라이트다운 콤팩트 재킷(노칼라) 제품은 7만9900원으로 기존(6만9900원)보다 14.3% 인상됐다. 퍼프테크(PUFFTECH) 퀄팅 재킷은 5만9900원에서 6만9900원으로 16.7% 올랐다.
국내에서 유니클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그간 효율적 매장 운영과 직간접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감내해왔다"면서 "국제 원자재와 물류비, 운송비 등의 인상과 매장·사업 제반 운영비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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