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는 앞서도 각종 게임의 등급을 분류하면서 전문성이 결여된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줘, 여론이 좋지 못했는데 비위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전문성을 물론 신뢰성까지 잃어버리게 됐다. 이번 비위 사건으로 국민은 물론, 게이머들 사이에선 게임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 기관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들끓는 여론에 게임위는 본부장급 3명이 보직에서 사퇴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은 조직 혁신, 업무 혁신, 서비스 혁신이라는 3가지 개편 방향에 맞춰 추진하는데, '재무 계약팀'과 '민원 소통센터' 신설 및 '청렴 감사팀' 인력 확대 등이 주 골자다. 유사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것.
다만 보직해임과 조직개편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번엔 게임위 비위 논란이 떠올랐지만, 게임위의 신뢰 추락에 본질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다른 사안들도 이참에 끄집어내 대대적으로 바꿔야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게임물 등급 분류 기준과 절차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게임위는 게임물의 등급 분류 기준과 절차를 홈페이지에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이로 인해 게이머들은 게임물의 등급 분류 과정이 불투명하고 임의적으로 느껴진다고 지적해왔다. 여기에 이용자들의 의견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신뢰는 더욱 추락했었다.
이를 해결 하기 위해선, 게임물의 등급 분류 기준과 절차를 홈페이지에 상세하게 공개하는 매뉴얼을 만드는 정도의 의지는 보여줘야 한다. 또한, 등급 분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논란이나 이의신청에 대해 적절하게 해결하고, 그 결과를 공정하게 발표해야 한다.
이것만 하더라도 추락한 게임위의 신뢰를 어느 정도는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게이머들 사이에선 '보여주기식', '땜질 처방'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조직 쇄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선 악화한 이미지의 핵심을 뜯어고쳐야 한다.
게임위는 게임산업의 성장과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권력 기관이다. 게임위는 조직 개편만으로는 부족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게임위는 국민과 게임산업의 신뢰를 영원히 잃어 나중엔 기관 폐지 수순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게임위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신속한 행동을 취하길 기대해본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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