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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엘피아 카르텔'에 무너진 안전···"강력한 처벌 시스템 필요"

부동산 부동산일반

'엘피아 카르텔'에 무너진 안전···"강력한 처벌 시스템 필요"

등록 2023.08.02 17:21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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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이전 단계인 설계부터 감리까지 잘못LH, '반카르텔 근절 TFT' 신설...전관특혜 조사"강력한 처벌 규정 만들어야 제대로 돌아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열린 LH 무량판 구조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열린 LH 무량판 구조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공공아파트 논란의 배경으로 지목된 '전관예우 커넥션'을 차단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업계에선 강력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H는 2일 오후 서울지역본부에서 이한준 사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 근절을 위한 고강도 개선안'을 논의했다.

이 사장은 "국민의 보금자리로서 가장 안전해야 할 LH 아파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에 건설안전을 제대로 확립 못 하고 설계·감리 등 LH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전관특혜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LH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설계 수주 단계부터 이권이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LH의 경우 업계에서 '엘피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관예우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공공주택 설계, 감리 업체 공모에서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곳이 상당수 일감을 따가는 경우가 많아 소위 전관예우에 의한 인맥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LH에서 근무한 2급 이상 퇴직자가 최근 5년간 재취업한 용역 업체 수는 9개사이고 이들 업체가 LH와 2019년부터 올해까지 계약한 설계·감리 건수는 203건, 2319억 원에 달했다.

설계 과정과 감리 역시 문제다. 설계 과정에서도 하청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품질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고 감리 역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H 등 발주청이 설계 용역을 주면 건축사(설계 총괄)가 구조기술사(하중 등 건물의 구조 계산)에 구조설계를 재용역하고, 또 구조기술사는 자신이 직접 구조설계를 하지 않고 경력이 낮은 직원에게 일을 맡기는 경우가 많아 설계 단계부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LH나 건설사에서 퇴직한 인물이 감리 업체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전날 공개한 LH의 철근 누락 아파트 15개 단지 중 일부는 LH 고위직 출신 인사가 취업한 업체에서 감리를 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공사 현장의 안전 강화를 위해 수많은 제도와 법률이 만들어졌지만 이권 카르텔 관행을 척결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력한 처벌 규정이 만들어지면 감리 업체들이 발주처·시공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토대가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LH는 건설 이권 카르텔과 부실공사를 근절하기 위해 경기남부지역본부에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한다. 건설안전기술본부장이 본부장을 맡는다. 운영 기간은 이날부터 시작해 카르텔이 철폐될 때까지다.

설계, 심사, 계약, 시공, 자재, 감리 등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관예우, 이권개입, 담합, 부정·부패 행위 등을 근절하는 역할을 맡는다. 본부는 고질적인 건설산업의 잘못된 관행을 근절·개선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건설혁신방안을 마련하는 임무도 맡는다.

또한 제도 개선 방안으로 LH 출신 임직원이 없는 업체가 LH 사업에 응모하면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 거론된다. 퇴직자의 건설 현장 배치를 제한해 업무상 LH 직원들과 접촉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관련 업체에 LH 출신 명단 제출을 받는 방안도 물망이 오르고 있다.

이 사장은 "전관특혜 의혹이 더이상 불거질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도록 의혹을 소상히 밝히겠다"며 "공공기관과 연루된 이권 카르텔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제도개선과 예방시스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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