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LH 발주 '철근 누락' 15곳 아파트·시공사 공개설계 과정 보강 철근 누락에 설계 도면대로 시공 안돼감리·LH 감독 기능도 작동 안해···"건설 시스템 전반 문제"
국토교통부는 31일 서울정부청사에서 LH 무량판 구조 조사결과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LH 발주단지 91곳 중 철근 누락이 발견된 15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15개 단지 가운데 파주 운정과 남양주 별내, 아산 탕정, 음성 금석(A2 임대), 공주 월송(A4 임대) 등 5곳은 주민이 이미 입주를 마친 단지다.
이밖에 수서 역세권(A-3BL 분양), 수원 당수(A3 분양),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RH11 임대) 등 3곳은 입주 중, 오산 세교2(A6 임대) 1곳은 입주 예정, 파주 운정3(A23 분양), 양산 사송(A-2 분양), 양주 회천(A15 임대), 광주 선운2(A2 임대), 양산 사송(A-8BL 임대), 인천 가정2(A-1BL 임대) 등 6곳은 공사 중 단지다.
이들 단지를 시공했거나, 시공 중인 건설사는 대보건설·DL건설·양우종합건설·동문건설·삼환기업·이수건설·한신공영·에이스건설 등 중견사들이 다수였다. 철근 누락 원인은 대부분 시공과 설계 오류 등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한준 LH 사장은 "이는 단순히 시공사의 문제, 설계사의 문제, 감리사의 문제로만은 보고 있지 않다"며 "감독기관이자 발주청인 LH도 전반적인 과정을 전부 통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이 있고, 설계사도 무량판이라는 구조에 대해서 모두 100%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볼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민간 건설사가 발주해 무량판 구조로 지하주차장이 설계된 약 300곳의 아파트에 대해서도 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한테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실시공 문제는 설계, 시공, 감리에 이르기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건설 시스템에 총체적 부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설계에서도 안전성보다는 경제성을 중심으로 검토를 하고, 감리도 인력 부족 등으로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제일 마지막 단계인 시공 단계에서는 원가 감축 측면에서 이런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LH의 '전관예우'가 설계와 구조 전문성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LH 전관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 청구를 밝혔다.
경실련은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감사원은 LH 전관 인사 특혜 의혹에 대해 발주부터 시공 단계까지 철저히 감사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2021년 경실련이 발표한 LH 설계용역 수의계약 536건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LH가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설계용역 상당 부분을 LH 전관 영입 업체가 가져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LH는 설계·감리사를 선정할 때 LH 출신 직원이 누가 있는지 명단을 제출하도록 하고 허위 명단을 제출하면 계약을 취소하고 향후 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 장관은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을 '척결' 대상으로 지목했다. 원 장관은 "설계·시공·감리·LH 담당자에게 어떤 책임이 있고, 어떤 잘못을 했는지 내부적으로 정밀 조사해 인사 조처와 수사 의뢰, 고발 조치까지 할 계획"이라며 "LH 안팎의 총체적 부실을 부른 이권 카르텔을 정면 겨냥해 끝까지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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