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임시주총서 대표 선임 유력···조용히 경영구상 집중구조조정 전문가 정평, 부정적 이미지 쇄신 등 변화 예상KT 'DX·클라우드' 역량 높이되 사업방식 혁신도 병행할 듯
특히 38년간 LG그룹에 몸담으면서 뼛속 깊이 새긴 '정도경영'(正道經營) DNA를 KT에도 이식해 '방만경영'으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외부를 향한 공개 메시지를 삼가고, 조용히 경영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주말 KT 각 사업부로부터 보고 받으며, 업무 파악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4일 KT이사회로부터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선정됐다.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으면, 즉시 KT 대표이사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김 후보가 당초 소감문조차 내지 않은 탓에 회사 경영의 방향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올해 초 본격화한 '경영 공백'으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 수습에 먼저 나설 가능성이 크다.
KT는 지난해 말 끝냈어야 할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아직 단행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이를 선제적으로 추진하되,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KT 직원 수는 2만544명으로 SK텔레콤(5314명)과 LG유플러스(1만494명)에 비해 많다. 직원당 영업이익도 경쟁사에 비해 낮아 조직이 비대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만큼, 조직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KT는 외부 인사가 대표로 취임할 때마다 구조조정을 추진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런 예상에 힘을 더한다. 앞서 삼성전자 사장이던 황창규 회장이 2014년 취임한 이후에도 8000여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게다가 김 후보는 전 직장인 LG CNS에서도 조직구조 효율화와 체질 개선 작업에서 성과를 낸 바 있다. 실제 김 후보 취임 직전인 2014년 1543억원이던 LG CNS 영업이익은 지난해 3853억원으로 149.6% 급증했다. 당시 김 후보와 함께 일했다는 한 관리자급 직원은 "학벌·족벌·지연 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서열을 정하고, 역량에 따라 임금의 시작 자체가 다른 체계를 만들었다"면서 "특히 수익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굉장히 엄격하게 추진, 다들 무서워하는 리더였다"고 회상했다.
사업 측면에서는 KT가 그간 추진해 온 디지털전환(DX)과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 역량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야는 김 후보가 전 직장에서도 강점을 갖던 사업이다.
특히 관행적 프로세스를 배척하는 등 사업 방식 혁신도 기대된다. 일례로 김 후보는 LG CNS 대표 시절 차세대 수종 사업으로 주목 받던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체 개발이 아닌 주요 글로벌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받아들이는 발상의 전환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김 후보는 당시 신년사를 통해 "전통 IT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기존의 사업 모델과 전략, 관행적 프로세스는 과감하게 바꿔 사업 방식을 철저히 혁신해야 한다"면서 "불필요한 형식을 과감히 떨쳐내고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일에만 집중해 계획한 것은 책임지고 달성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자"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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