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4G 공급 전초기지 KTRN⋯누적적자 2841억올 상반기 순손실 283억원⋯전년 동기比 59.1% 늘어김영섭호 오늘 출범⋯적자 자회사 정리 가능성 대두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013년 르완다 통신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르완다 정부의 ICT 활성화 정책과 비전에 부응, 이를 통해 해외 시장 확대와 ICT 수출 증대를 위함이었다. 르완다에서 LTE 전국망을 구축, 현지 통신사에게 망 사용 도매대가를 받고 이익 내는 게 전반적인 수익 구조다.
최종적으로 르완다 통신망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위, 베냉, 세네갈 등 여러 국가로 사업 뻗어나가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KT는 르완다 정부와 4G LTE 기술 기반의 초고속 무선네트워크 구축 위한 조인트 벤처(VC) 'KT 르완다 네트워크(KT Rwanda Networks·KTRN)'를 설립했다. KT가 51%, 르완다 정부가 49% KTRN는 2014년 11월 수도 카갈리에 상용 서비스 제공을 시작 본격 시장에 진출했다.
이러한 KT의 야심 찬 포부에도 KTRN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10년이 넘는 올해까지 단 한 번도 흑자를 거두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RN은 매년 상당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출범 첫해, 9억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이듬해인 2014년부터 적자 규모가 대폭 커지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2013년 –9억원 △2014년 –190억원 △2015년 –287억원 △2016년 –315억원 △2017년 –228억원 △2018년 292억원 △2019년 –317억원 △2020년 –346억원 △2021년 –288억원 △2022년 -275억원 등으로, 지난해 말까지 누적적자만 2558억원에 달한다.
주목되는 점은 올해 들어서 적자 규모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KT에 따르면 올 상반기 KTRN의 순손실은 283억원으로 전년 동기(116억원)과 비교하면 59.1% 늘어났다.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손실을 훨씬 뛰어넘은 것. 올해 반기 손실까지 더할 경우, 누적적자는 2841억원 수준이다.
KTRN의 적자 폭이 심화된 것은 현지 사업 환경이 악화된 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르완다 현지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LTE 전환 자체가 저조한 실정이고, 르완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 광대역 통신망 정책을 발표하면서, 다른 통신사업자들에게도 4G 시장 진입을 허가했다. 이로 인해 KT는 독점적 지위는 약화됐다.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최임할 신임 대표이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KT는 이달 30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대표이사 최종 후보에 오른 김영섭 차기 대표이사 후보는 표결에서 60% 이상 찬성을 받으면, 최종 대표로 확정된다. 현재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 ISS를 비롯해 KT노동조합도 김 후보자에 대한 찬성 의견을 보이고 있어 큰 이변 없이 공식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김 후보자는 비공식적으로 회사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역대 다른 CEO 내정자들이 10~50명의 태스크포스(TF) 격인 인수위원회를 꾸려 경영계획을 세운 것과 달리 김 후보자는 부문 산하 본부 단위로 사업을 알아가고 있다.
취임 후엔 장기간 경영 공백으로 인해 문제가 있었던 부분이 없는지 확인,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 실적 부진이 지속된 일부 계열사들도 들여다볼 수도 있다. KTRN은 대표적인 실적 부진 계열사인 만큼, 정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KTRN의 순손실 폭이 증가한 것은 회계적인 이슈에 생긴 것으로 실질적인 경영 성과하고는 무관하다"라며 "이를 배제, 영업이익만 봤을 땐 증가하고 있어서 긍정적인 추세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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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tyba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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