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F/L 이후 1만대 클럽 재입성···신차효과 톡톡풀체인지된 싼타페는 쏘렌토 절반 수준···기대치 미달싼타페 디자인 '호불호'···연내 HEV 출시로 반등 예고
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더 뉴 쏘렌토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1만190대 판매돼 현대차 그랜저를 밀어내고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1.0%나 급증한 수치다. 쏘렌토의 1만대 클럽 가입과 베스트셀링카 등극은 올 들어 처음이다.
쏘렌토는 국내 중형SUV 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에 오른 모델로, 지난 8월 3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거쳤다. 기아의 9월 내수 판매량은 쏘렌토의 활약에 힘입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시기 풀체인지(완전변경)된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싼타페의 내수 판매량은 5139대로, 쏘렌토의 약 절반 수준이다. 풀체인지된 싼타페가 쏘렌토 페이스리프트를 제압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한참 빗나간 셈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 디 올 뉴 싼타페를 2만8000대를 판매한 뒤 내년부터 연간 7만대씩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출시 첫 달 성적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판매목표 달성은 어려워지게 된다.
싼타페의 신차효과가 제한적이었던 원인으로는 '가격'이 첫 손에 꼽힌다. 싼타페 2.5 가솔린 터보 모델의 기본 가격은 쏘렌토 대비 40만원 비싼 3546만원이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4031만원(친환경 세제혜택 전)부터 출발한다. 세제혜택이 적용된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기본가격은 3786만원으로, 싼타페는 세제혜택을 받더라도 쏘렌토보다 100만원 가량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풀옵션'으로 비교하면 두 모델의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2.5 가솔린 터보를 기준으로 싼타페 캘리그래피는 4373만원에 판매된다. 여기에다 빌트인캠(45만원), HTRAC‧험로주행모드(223만원), 6인승(104만원) 등 선택사양들을 더하면 5231만원(차량보호필름, N퍼포먼스 파츠 제외)이 된다.
반면 쏘렌토 그래비티는 4193만원으로 싼타페 대비 180만원이나 저렴하다. 여기에다 9가지 선택사양(6인승‧전자식 4WD 등)을 모두 더해도 5066만원에 그친다.
싼타페의 외관 디자인도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싼타페는 대형 테일게이트를 통해 실용성을 강화했지만 밑으로 내려간 테일램프 탓에 후면부가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독창적인 디자인이라며 반박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싼타페 출시 당시 "테일게이트에 대한 높은 접근성과 개성적인 디자인이 특징인 차"라며 "디자인은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쏘렌토와 달리 아직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지 않은 것도 싼타페의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9월 내수 판매량의 72.7%(6372대)나 차지했다. 일반 내연기관 모델인 2.5 가솔린 터보만 놓고 보면 싼타페가 승리한 셈이다.
싼타페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의 수요가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싼타페 하이브리드에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신규 배터리가 탑재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고시를 거쳐 올해 안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해 대기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산차의 성능과 상품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디자인과 가격이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며 "기본적인 퍼포먼스는 같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디자인 선호도가 높은 쏘렌토가 당분간 우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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