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체율 5.33%까지 상승···건전성 관리 必금융당국, 부실채권 민간 매각 길 열어줬지만아직 사례 없어···부실 채권 가격 두고 이견 큰 탓
10일 저축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79개 저축은행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3.41%) 대비 1.92%포인트 올랐고, 지난 1분기(5.1%)보다도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5.61%로 지난해 말(4.08%)보다 1.53%포인트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더 오를 전망이란 분석이 나온다. 저축은행 특성상 중저신용자, 다중채무자가 많은 만큼 고금리가 지속될수록 부실화 가능성이 커서다.
금융당국이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요건을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국은 내년 7월부터 금융기관 5∼6곳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해서는 충당금 요적립률의 130%를, 7곳 이상인 다중채무자 대출에는 150%를 적립하도록 했다. 저축은행의 손실 흡수능력을 강화해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이보다 앞서 부실채권 민간 매각의 길을 열어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은 캠코로 제한했던 매각 주체를 민간 회사로 넓히기로 결정하고 7월 저축은행의 부실채권(NPL)을 매입할 유동화전문회사들을 선정했다.
다만 실제 부실채권이 매각된 사례는 아직 없다. 반면 캠코로 넘긴 부실채권 규모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서 민간회사 매각 허용이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국회 양정숙 의원실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캠코가 올해 저축은행권으로부터 사들인 무담보 채권액은 27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으로부터 인수한 무담보채권액은 2020년 430억원 규모에서 2021년 670억원, 지난해 201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8월까지 사들인 부실 채권 규모는 벌써 지난해 인수액을 뛰어넘어 수년 내 최고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아직 민간 매각 사례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부실채권을 매각하려는 저축은행과 이를 매입할 유동화전문회사 간 가격 이견이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캠코에 판매하는 것보다 높은 가격을 원하지만 NPL 투자사들은 그 반대다. 그간 담보채권을 주로 다뤄온 NPL 투자사들이 무담보 채권을 인수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가격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부실채권 민간 매각 길이 열리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기대감이 높았다"면서도 "민간 매각 과정에 있어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고 아직 많은 시간이 지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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