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5 2025년 국내 출시···LFP배터리 안쓴다(종합)

소형급 EV3·4는 내년 출시···"2030년 160만대 판다"

국내형 NCM 배터리 고수···자율주행 레벨3 EV9에만

EV6 품질이슈 해결···구독형 서비스 확대 적용 계획

조상운 기아 글로벌사업기획사업부장이 12일 오전 경기 여주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2023 기아 EV Day'에서 준중형 SUV 전기차 'EV5'와 'EV3'·'EV4' 콘셉트 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기아가 중국 전략차종으로 개발한 준중형 전기SUV EV5를 2025년 상반기 국내에도 출시한다. 이에 앞서 소형 전기차인 EV3와 EV4를 각각 내년 상반기와 내년 말 선보여 전기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2030년 16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4%의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는 12일 오전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기아 EV 데이'를 열고 이 같은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기아의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어나갈 EV5가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인사말에서 "2023년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약 970만대로, 전년 대비 35% 가량 확대될 전망"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실을 돌아보면 전기차 고객은 여전히 얼리어댑터 비중이 높고 대중화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은 높은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고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12일 오전 경기 여주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2023 기아 EV Day'에서 '전동화 전략 및 비전 공개'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이날 기아는 e-GMP 기반의 다양한 전기차를 3만5000달러에서 8만달러 사이의 가격대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출시 예정인 EV2와 신흥시장 전략 모델은 3만500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EV6와 EV9을 판매 중인 기아는 2025년까지 EV3, EV4, EV5 등 전용 전기차 3종을 잇따라 출시한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는 각각 EV3와 EV4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고, 2025년엔 앞서 중국시장에 출시된 EV5가 국내에도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판매 가격과 세부 사양은 향후 출시시점에 공개된다.

조상운 기아 글로벌사업기획사업부장 상무는 이날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EV5는 전기차 대중화의 시작점에 있는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모델"이라며 "2027년까지 15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며,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전기 픽업트럭을 비롯해 다양한 차종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V5의 경우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생산돼 글로벌 시장에 판매될 것"이라며 "한국과 주요 글로벌 시장에선 NCM(리튬‧코발트‧망간)배터리를 탑재하고 중국에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간 모델이 판매된다"고 덧붙였다.

한국모델과 중국모델의 배터리가 서로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었기 때문에 현지에서 생산되는 EV5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LFP 배터리를 채택했다"며 "한국에서 생산돼 글로벌 시장에 수출되는 EV5는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모델로 개발해 판매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EV5에는 기대했던 레벨3 자율주행 기능(HDP)이 빠진다. 조 상무는 "당초 EV9에 적용하기로 했던 HDP는 실도로 주행에서 많은 변수를 만나고 있고, 대책을 찾아 개선 중"이라며 "EV9의 HDP 적용은 테스트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고, EV5에 대한 적용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또 전기차의 글로벌 판매계획에 대해서는 "우리는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2026년 100만대, 2030년 16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며 "2030년 160만대를 판매했을 경우 4%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송호성(가운데) 기아 사장이 12일 오전 경기 여주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2023 기아 EV Day'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조상운 기아 글로벌사업기획사업부장,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장, 송 사장, 류창승 기아 고객경험본부장, 조병철 기아 국내상품실장.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글로벌 전기차 생산거점 확보 계획에 대해서는 "기존 글로벌 공장들이 전기차 생산체제로 전환해 나갈 예정이고, 미국에선 현대차와 함께 조지아주 신공장을 짓고 있다"며 "국내에선 과거 스토닉을 양산했던 광명2공장을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화성에는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용공장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EV6 등 기존 전기차 모델들의 품질 문제도 모두 해결됐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상무는 "신차를 개발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에 의해 품질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기사로 보도됐던 문제들은 이미 개선됐고, 향후 출시될 신차에선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V9을 통해 선보였던 구독형 서비스도 EV5 등 향후 출시될 신차에 지속 도입된다. 이에 대해 조 상무는 "구독형 서비스는 전기차 고객의 초기 구매 부담을 줄이고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새롭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취지"라며 "구독 서비스는 글로벌 고객의 15% 가량이 이용하고 있고, 향후 출시될 신차에도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미국에서 테슬라의 충전포트를 쓰는 이유는 현지에서 가장 보편화된 방식이라 고객의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며, 미국 외의 지역에선 테슬라와 협력할 계획이 없다"며 "향후 모든 전기차에 V2GVehicle To Grid) 기능을 적용해 향후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됐을 때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