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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고차가 새차로 변신"···현대차 인증중고차센터, 하루 60대씩

산업 자동차 르포

"중고차가 새차로 변신"···현대차 인증중고차센터, 하루 60대씩

등록 2023.10.19 14:09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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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개 정밀진단 통과해야 공식인증마크 발급소모품 교환, 판금·도색으로 신차급 품질 개선"냄새·소리도 기록"···오감만족 콘텐츠 제작 눈길

상품화 작업을 마친 현대차 인증중고차 차량들이 양산 인증중고차센터에 늘어서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상품화 작업을 마친 현대차 인증중고차 차량들이 양산 인증중고차센터에 늘어서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깔끔하게 단장된 수백여 대의 차량들이 차종별로 늘어선 이 곳. 현대차‧제네시스의 인증중고차 핵심 거점인 양산 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다.

현대차가 19일 언론에 공개한 양산 인증중고차센터는 전체 면적 3만1574m²(약 9551평)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이다. 기존 현대차 양산출고센터 부지에 조성된 이 센터는 상품화 전 과정이 이뤄지는 곳으로, 경기도 용인센터와 함께 중고차 핵심 거점으로 운영된다.

현대차의 울산공장과 가깝게 위치한 이곳은 지난해까지 신차 출고센터였지만 올해 중고차 상품화센터로 새롭게 건립됐다. 양산 인중중고차 센터는 현대차‧제네시스의 인증중고차 판매 개시 시점에 맞춰 오는 24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원하 아시아대권역장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가 1975년 포니 이후 50여년 만에 글로벌 3위 완성차그룹으로 거듭난 건 고객중심의 사업철학 덕분"이라며 "현대차의 또 다른 역사가 될 인증중고차 사업은 단순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넘어 국내 중고차 시장을 선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연간 30조원, 거래량은 238만 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현대차‧제네시스 중고차는 50만대로, 전체 물량의 30% 수준이다. 만든 사람이 끝까지 케어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중고차 거래문화를 안착시키겠다는 게 현대차의 목표다.

현대차 아반떼가 인증중고차 상품화 작업과 정밀진단을 위해 리프트에 올려져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 아반떼가 인증중고차 상품화 작업과 정밀진단을 위해 리프트에 올려져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최첨단 스마트 설비를 갖춘 양산 인증중고차센터는 하루 60대, 연간 1만5000여대의 중고차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으로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매입한 중고차는 센터 상품화 B동에서 품질인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

상품화 B동의 정밀진단존으로 이동된 차량은 자동 터널식 세차기를 통해 세차를 진행한 후 인증중고차 상품화 대상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정밀진단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정밀진단은 최첨단 장비인 디지털 PDI를 사용해 진행되며, 현대차는 272개 항목, 제네시스는 287개 항목을 점검한다.

진단 과정에서 발견된 품질 문제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된다.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도 기입돼 향후 고객이 차량의 상태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 양산 인증중고차센터에 입고된 차량이 품질 개선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 양산 인증중고차센터에 입고된 차량이 품질 개선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정밀진단이 끝난 차량은 품질개선 공정에 투입된다. 품질개선 공정에서는 기본적으로 엔진오일, 각종 필터류, 와이퍼 블레이드의 교환과 워셔액 보충이 진행된다. 배터리, 브레이크 패드, 컨덴서, 전구 및 램프류, 휠과 타이어, 브레이크 오일 등도 점검 후 필요에 따라 교체된다.

상품화 B동에서 정밀진단 및 부품‧소모품 교환 등을 마친 차량 중 외관 복원이 필요한 차량은 상품화 A동으로 이동해 판금 도장 작업을 거치게 된다. 판금실에서는 차량의 긁힘, 흠집 등에 대한 보수가 진행된다.

샌딩실에서는 스크래치 등을 다듬는 샌딩 작업이 진행되며, 조색실에서는 신차에서 의도했던 색상과 광택을 복원하기 위해 전문 조색사가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차량의 기존 색상과 동일한 색상을 만들게 된다.

현대차 양산 인증중고차센터에 입고된 차량이 품질 개선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 양산 인증중고차센터에 입고된 차량이 품질 개선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이후 도장실에서 스프레이 장비를 사용한 도색 작업이 진행된다. 차량 전체에 균일한 색상이 유지되도록 친환경 수용성 도료를 수 차례 반복 도색하게 되며, 자동화된 환기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온도 및 환경을 조성해 착색된 도료를 건조시킨다. 판금부터 도장에 이르는 외관 보수 과정은 최대 16대(판금 4대, 샌딩 6대, 도장 6대)의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외관 보수를 마친 차량 중 쏠림 현상이 심하거나 타이어 교체가 필요한 차량은 휠 얼라인먼트 작업실에서 휠의 정렬 상태를 점검받게 된다. 휠의 방향과 각도가 틀어져 있을 시 타이어의 편마모가 심해져 주행 중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차의 휠 얼라이먼트 점검은 필수적이다.

휠 얼라이먼트에 문제가 없는 차량은 복원작업실에서 유리 파손, 시트 찢어짐 등 차량의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세부 훼손에 대한 복원을 거친다. 세부 훼손에 대한 복원까지 마무리한 차량은 세차실에서 내외장 세차를 진행한 뒤 광택실로 옮겨져 광택 작업을 통해 최상의 외장 컨디션을 회복하게 된다.

양산 인증중고차센터에서 상품화 작업이 마무리된 현대차 아반떼 차량이 다양한 각도로 촬영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양산 인증중고차센터에서 상품화 작업이 마무리된 현대차 아반떼 차량이 다양한 각도로 촬영되고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특히 이곳에서 제작되는 '오감만족 콘텐츠'는 현대차‧제네시스 인증중고차만의 차별점이다.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에는 카달로그 수준의 이미지 촬영이 가능한 촬영장과 시각, 청각, 후각 등 자동차를 경험할 때 동원되는 모든 감각을 고객이 미리 경험해볼 수 있도록 차량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오감만족점검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현대차‧제네시스 인증중고차는 모바일앱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및 웹을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전시장에서 차량을 체험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생생한 정보 전달이 필수적이다. 현대차는 실차를 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상품화센터에서 '오감만족 콘텐츠'를 제작한다.

오감만족 서비스는 누유·누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차량 하부 사진, 최대 6배까지 확대 가능한 초고화질 이미지를 통한 시트질감 등의 촉감정보, 실내 공기 쾌적도를 수치화한 후각정보, '엔진점검 AI'가 녹음한 차량 엔진소리 등의 청각정보, 타이어 마모 정도와 주행보조와 같은 차량의 첨단기능 상태를 보여주는 초감각 정보까지 제공한다.

현대차의 첫 번째 독자개발모델 포니가 양산 인증중고차센터 오감만족점검실에 전시돼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현대차의 첫 번째 독자개발모델 포니가 양산 인증중고차센터 오감만족점검실에 전시돼 있다. 사진=박경보 기자

이날 취재진의 눈길을 끈 건 오감만족 점검실에 전시된 첫 번째 독자개발 모델인 포니와 스텔라다. 포니를 개발했던 초심을 되새기며 고객이 만족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포부다.

오감만족점검실 및 촬영장에서 콘텐츠 제작을 완료한 차량은 품질인증실에서 품질 인증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차량 외관 상태, 품질 개선 항목 이상 여부, 특이 사항 등에 대한 최종적인 점검 후 공식 인증 마크와 성능점검기록부를 발급받으면 인증중고차로 판매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현대차‧제네시스의 올해 중고차 판매목표는 5000대다. 다만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등 전기차는 당분간 인증중고차로 판매되지 않는다. 아직 성능점검을 위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우선 양산과 용인 두 곳에서 인증중고차 상품화센터를 운영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온라인으로만 중고차 구매가 가능하지만 고객이 방문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해 고객 경험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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