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맥주 논란에 "해당 공장과 국내 수입 전 제품 무관"비어케이, 지난 2018년 최대 실적 이후 지난해 '적자'칭따오, 외식·유흥시장 부진과 경쟁 심화로 타격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국내 주요 편의점에서 칭따오(500ml 캔) 매출이 전 주 같은 요일 대비 최대 30% 줄었다. 편의점 3사의 칭따오 매출을 살펴보면 A편의점은 30.8%, B편의점은 25%, C편의점은 18.9%로 각각 감소했다.
칭따오 맥주의 불매 조짐이 시작된 건 지난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칭따오 맥주 공장 내에서 소변을 보는 남성의 사진이 공개된 이후부터다. 비어케이에 따르면 칭따오 본사에 확인한 결과 해당 공장은 중국 내수용 맥주만 생산하고 있는 칭따오 제3공장으로, 현재 국내로 수입·유통되는 칭따오 맥주 전 제품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비어케이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본사 확인 결과 문제가 제기된 곳은 칭따오 제3공장으로, 칭따오 맥주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제3공장은 내수용 맥주만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현재 비어케이가 수입하고 있는 칭따오 전 제품은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칭따오 맥주 본사에서는 현재 제3공장을 전면 폐쇄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 조치하고 있다"며 "수입사인 비어케이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이슈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동안 특정 중국산 식품이 위생 논란 이후 수입량이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칭따오 맥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수입사의 매출 타격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2021년 중국에서 한 남성이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알몸 김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당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전년 대비 약 15% 감소했다.
비어케이는 이미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지난 5년 동안 실적에 부침을 겪고 있다. 비어케이는 지난 2018년 매출 1263억원과 영업이익 236억원, 순이익 186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다 코로나가 본격화한 2019년 이후 실적이 주춤하면서 지난해 매출은 1014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억원, 4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비어케이는 중국 칭따오에서 생산되는 대표 맥주 칭따오와 라오샨을 수입하는데,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칭따오에 의존하고 있다. 칭따오는 주로 양꼬치 전문점 등 중화요리 음식점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중국 맥주다. 비어케이는 한때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광고 문구로 칭따오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키고 인지도를 높여온 바 있다.
다만 칭따오 역시 코로나 이후 외식·유흥시장 부진에 따른 타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코로나 이전 주류의 유흥시장과 가정시장은 각각 7대3 비중에서 이후 3대7로 반전됐고, 현재도 유흥시장의 회복이 더뎌 가정시장의 비중이 더 크다고 업계는 추측한다. 더욱이 코로나 초기 2020년에는 이색 수제 맥주 등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국내 맥주 시장의 경쟁 또한 심화했다.
일각에서는 칭따오 맥주가 불매운동을 겪으면 다른 수입 맥주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비어케이의 시장 점유율은 3.8%로, 하이네켄 코리아(5.2%)에 이어 국내 2위 수입 맥주 기업으로 꼽힌다. 맥주 브랜드 기준 칭따오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3.1%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노재팬' 현상 이후 칭따오가 수입 맥주 1위에 오른 바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 맥주가 탄력을 받지 않겠냐는 추측도 나온다.
현재 비어케이는 1968년생 이영석 대표가 최대 주주로 비어케이 지분의 37.5%를 보유하고 있다. 동업자인 사내이사 김우영 씨와 이주훈 씨가 각각 지분 15%, 14%를 차지하고, 2016년 사임한 이승욱 사내이사가 15%를 가지고 있다. 그 밖에 기타 주주 지분으로 18.5%가 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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