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진두지휘한 CCO···버버리 합류 '1년'로고 부활에 대표 컬러 변화까지···변화 집중韓 명품 시장 성장세···MZ 관심도 지속 증가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바로 다니엘 리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다. 지난해 10월 버버리에 새롭게 합류한 다니엘 리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베네타'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한 인물이다.
업계는 활동 당시 그의 행보가 보테가베네타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뚜렷한 묘수책을 찾지 못한 채 침체기를 겪고 있던 보테가베네타는 다니엘 리의 리브랜딩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는 보테가베네타 실적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보테가베네타코리아의 2021년 연간 매출은 2333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다니엘 리가 보테가베네타에 영입되기 전인 지난 2017년 대비 매출(1086억원)과 영업이익(66억원)은 각각 114.8%, 77.3%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다니엘 리가 보테가베네타에서 버버리로 자리를 옮기자 소비자들의 기대감 역시 커졌다. 다니엘 리는 이에 부흥하듯 기존 버버리를 떠올렸을 때 생각하기 어려웠던 이미지들을 하나씩 구축해 나갔다.
먼저 다니엘리는 과거 클래식한 '이퀘스트리언 나이트(승마 기사)' 로고를 다시금 부활시켰다. 이 로고는 가방과 스카프 등 액세서리들을 중심으로 배치됐다.
보테가베네타의 대표 컬러를 '그린'으로 물들인 것과 달리 버버리에선 '블루'와 '퍼플'을 택했다. 다니엘리는 대표적인 색상들의 채도를 기존보다 높게 사용해 트렌디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살렸고, 상징적이던 체크 패턴은 다양한 크기와 컬러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핫한 디자이너'로 떠오르는 다니엘 리로 하여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버버리에 대한 관심도도 지속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30대 직장인 장모씨는 "버버리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이후 매장에 방문했더니 분위기부터 달라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며 "제품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더 수월해졌고 착용했을 때 예쁘다는 느낌도 크게 와 닿아서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은 '뉴 버버리'에 대해 의아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20대 직장인 이모씨는 "버버리만의 고유 색깔과 어우러진 패턴 디자인과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폰트가 눈에 확 띄는 로고가 더 좋았다"며 "클래식한 기존 디자인이 훨씬 고급지고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아왔던 만큼 이러한 버버리의 변화가 달갑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명품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버버리가 새로운 전략을 통해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버버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3246억원) 대비 7.8% 증가한 349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27억원에서 245억원으로 7.9% 늘었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와 같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에 불과하지만 버버리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을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고 성장 가능성 역시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버버리가 최근 보테가베네타 성공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되는 수장을 영입한 만큼 성장 속도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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