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키스트, 내년부터 광동제약과 국내 사업 운영LG생활건강, "코카콜라 브랜드 음료에 집중"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썬키스트 국내 사업권 계약이 올해로 종료된다. 내년 썬키스트 국내 사업은 광동제약이 맡는다. 광동제약은 지난 30일 미국 협동조합 '썬키스트 그로워스(Sunkist Growers Inc.)'와 한국 사업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광동제약은 내년부터 썬키스트 제품 개발과 생산, 출시 등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썬키스트는 미국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의 과수농업 협동조합으로, 국내에서는 과일 음료 브랜드로 알려졌다. 썬키스트 음료가 국내에 처음 출시된 건 1984년이다. 해태htb는 1976년 오렌지 주스인 '훼미리 쥬스'를 처음 선보인 바 있으나 1982년 썬키스트와 상표 사용 및 기술 지원 계약을 맺고, '썬키스트 훼미리 오렌지 쥬스'로 고급화해 다시 출시했다.
한때 해태htb의 썬키스트는 롯데칠성음료 '델몬트'와 국내 음료 시장을 양분하며 국내 프리미엄 주스 시장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유리병에 담긴 고급 주스로 집들이나 병문안 선물로 각광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과일주스 시장은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설탕·과당이 다량 포함된 과일주스가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부터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과채음료 시장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0.9% 하락한 3151억원을 기록했다. 과채음료 시장은 지난 2012년 9093억원 규모에서 2021년 64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0년 동안 약 29.2% 감소했다. 그 과채음료 시장이 하반기보다 상반기 매출이 더 잘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작년 과채음료 시장규모는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이 썬키스트 국내 사업을 종료하는 이유도 시장의 성장성과 연관이 깊을 것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뷰티·생활용품·음료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올해 3분기 기준 음료사업 매출은 전체에서 28.9%를 차지하고 있다. 음료사업은 한때 20% 내외로 존재감이 크지 않았으나 올해 들어 화장품 사업이 부진하면서 알짜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음료부문에서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거뒀다. 공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7462억원과 영업이익 1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32.4% 감소한 수치다. 반면 음료사업은 유일하게 성장 중이다. 같은 기간 음료부문은 2.4% 성장한 5059억원, 영업이익은 11.3% 증가한 738억원을 기록했다.
음료부문의 성장을 돋운 건 코카콜라다. LG생활건강은 주요 음료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와 해태htb 등을 운영 중인데, 제로탄산과 에너지음료 등이 잘 나가면서 매출이 성장했다. 전체에서 매출 비중으로는 탄산음료가 67%, 그중에서 코카콜라 브랜드가 44%를 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당분간 코카콜라를 포함한 탄산·제로음료 사업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를 겨냥해 무설탕·무카페인 음료 '코카콜라 제로제로'를 선보였고, 글로벌 엠버서더 '뉴진스'와 협업해 코카콜라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코카콜라 브랜드 음료들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썬키스트 국내 사업권 계약 기간은 올해 12월 31까지"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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