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손보사와 '과한 담보 경쟁 자제' 주제로 간담회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유사암→운전자 변호사 특약→간호·간병보험'으로 이어지는 손보사들의 담보 과열 경쟁에 시정 요구를 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취지가 무색하게 최근 독감보험과 응급실 특약에서 또 다시 경쟁이 벌어지자 '과도한 담보 경쟁'을 골자로 보험사들을 불러 모았다. 이는 판매 경쟁으로 발생하는 잡음을 더 이상 봐줄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향후 개별 보험사들의 판매 경쟁과 관련한 내부통제 여부도 직접 들여다 볼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2일 14개 손해보험사 상품개발 담당 임직원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독감보험 등 일부 보험상품에 대한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 경쟁 자제'를 주문했다.
그간 금감원은 운전자보험(변호사선임비용), 간호·간병보험(입원 일당) 등에 대해 적정 보장금액을 설정하도록 적극 지도했다. 그럼에도 일부 손보사가 독감보험 보장액을 100만원까지 증액하고, 응급실특약 보장금액 인상을 단행하는 등 여전히 무리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금감원은 진단했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과열 경쟁이 도덕적 해이는 물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과도한 담보는 보험사 건전성 리스크를 높이고 피해 발생시 보험료 증가 등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금감원은 불필요하게 높인 담보로 보험료를 수취하거나, 손보사들의 경쟁적 담보 높이기 행태를 지적하고 시정하도록 했다.
실제 올해 초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용' 보장한도는 1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금감원은 감독행정을 통해 "실제 발행가능성이 없는 수준으로 보장금액을 확대해 보험료를 수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며 가입금액을 다시 설정하도록 했다.
올해 2분기말에는 간호·간병보험 입원일당이 1회에 26만원까지 높아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8월 과도한 보험차익에 따른 도덕적 위험 및 손해율 악화가능성을 고려해 보장하는 위험에 부합하는 보장한도를 설정하도록 업계 자율시정을 유도했다.
그럼에도 최근 독감보험 보장금액은 당초 20만원에서 5배 뛴 100만원까지 높아졌다. 이번 과열 경쟁은 올해 10월 한화손해보험이 한도를 대폭 확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화손보는 한도를 100만원까지 높이면서 지난 한달만에 10만8000건을 판매했다. 한화손보가 독감보험을 출신하 2021년 4월부터 한도 확대 전까지 판매한 3만1000건의 3배가 넘는 수치다.
동시에 응급실 내원특약 보장금액(2만원→25만원)도 문제가 됐다. 금감원은 2015년부터 암 등 중대질병에 때해서만 통원비 보장을 하도록 지도했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은 응급이 아닌 '비응급' 통원을 보장하고 최근 보장금액도 대폭 인상했다.
금감원은 "관련 법규상 보험상품은 보장하는 위험에 부합하도록 가입금액을 설정해야 하고, 통원비의 경우 중대질병만 보장하도록 지도했는데도, 상당수 손보사들이 실제비용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장 금액을 확대하거나 '비응급'까지 보장하는 등 판매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보사들은 적정 보장금액에 대한 적절한 산출근거 없이 마케팅만을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판매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이용자의 초과이익 발생으로 모럴해저드 및 과도한 의료행위 유발로 실손의료보험료 및 국민건강보험료 상승 등 소비자 부담 전가, 절판 마케팅에 따른 불완전판매 비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보험사에 ▲상품개발 및 보장금액 증액시 적절한 내부통제 준수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과열 경쟁 자제를 강조했다. 특히 손보사의 상품개발 및 영업방식은 단기적으로는 손보사의 이익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후적 비용 증가에 따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므로, 손보사 스스로 보다 더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상품개발 관행을 자제하기를 재차 당부헀다.
그러면서 향후 관련 문제에 대한 운영실태를 적극 점검하겠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손보업계의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과 관련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손보사의 내부통제 운영실태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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