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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사퇴 압박에 '진땀'···노조 "즉각 사퇴하라"

금융 보험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사퇴 압박에 '진땀'···노조 "즉각 사퇴하라"

등록 2023.11.13 17:03

수정 2023.11.13 17:28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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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동양생명 본사에서 '즉각 사퇴 요구' 시위취임 후 직원들의 민원 속출···올해만 두 번째 '불명예'"탄탄한 잠재 매물···대표 탓에 사법리스크 떠안을 판"

동양생명 노동조합과 사무금융노조가 13일 오전 10시 서울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crystal@동양생명 노동조합과 사무금융노조가 13일 오전 10시 서울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crystal@

"저우궈단 대표는 동양생명에 대한 애정이 없다. 저우궈단 대표는 노조와 만남에서 '동양생명 경영이 매우 힘들고 지쳐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내년 2월까지 그룹과의 약속과 개인의 명예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개인 취미 생활로 회삿돈을 유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동양생명의 가치는 땅에 떨어졌는데 본인의 명예는 챙기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취임 직후부터 내부 불통 문제로 직원들의 민원이 빗발쳤고 지금은 배임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답변할 게 없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존재 자체가 회사의 리스크인 대표이사는 당장 사퇴해야 한다." (최선미 동양생명 노조위원장)

저우궈단 대표 회삿돈 배임 논란에···직원 대부분 "즉각 사퇴 요구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저우궈단 대표는 최근 금융감독원 현장 조사 결과 개인 취미생활을 목적으로 불합리한 사업경비 운용, 장충테니스장 꼼수 운영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올해만 두 번이나 퇴진 요구를 받았다.

동양생명 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13일 오전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 사퇴 촉구 시위를 열었다. 시발점은 최근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둘러싼 의혹이다. 이날 노조는 "테니스장 사업권 입찰 계약을 불리하게 체결하고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사용한 사실이 검사 결과로 나왔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자신의 의사결정으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적극적인 해명 등 소통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동양생명은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 사용권을 운영업체 필드홀딩스로부터 26억6000만원에 인수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이는 필드홀딩스가 서울시에 제시한 낙찰가 시세보다 무려 7배 높은 가격이었다. 장충테니스장의 직전 운영권 낙찰가는 3억7000만원, 최저 입찰가는 6억4000만원인데도 동양생명이 필드홀딩스를 통해 제안한 입찰금액은 이보다 크게 높았던 것이다. 특히 시세보다 비싼 값을 치르면서도 동양생명은 객관적 내부 검토 조차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배임 의혹이 흘러나왔다.

임원진들의 남용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의 일반 임직원은 사전 예약을 해야 장충테니스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일부 임원은 별도의 이용 절차나 비용 지급 없이 장충테니스장을 자유롭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 취미가 테니스인 점을 고려할 때 개인적 이유로 회삿돈이 불필요한 곳에 쓰인 것으로 보고 관련 내용을 조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동양생명 노동조합은 지속적으로 관련 의혹을 제기해 왔다. 최선미 노조위원장은 "저우궈단 대표의 독단적인 행태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계속되면서 노조 쪽으로 대표이사의 회삿돈 유용에 대한 제보가 이미 여러 차례 들어왔다"며 "이에 올해 4월 동양생명 노조는 대표이사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탄탄 매물인 '동양생명'···저우궈단 한 명 때문에 가치 '뚝'
이날 노조는 저우궈단의 유용 행위가 잠재적 매물인 동양생명의 기업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양생명은 중국 다자보험그룹 계열사다. 현재 다자그룹이 민영화 차원에서 자산을 정리하고 있어 동양생명 역시 잠재적 매물군으로 분류된다.

동양생명의 6월 말 기준 자산 규모 31조673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ABL생명(17조원), KDB생명(16조9000억원)보다 2배 더 큰 회사인 셈이다. 특히 선제적 IFRS17 대비와 자산운용 관리로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 18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0% 늘어난 성적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9.5% 증가한 2175억원을 기록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동양생명은 생명보험업계 잠재적 매물 가운데 가장 탄탄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으며, 매물로 나올 경우 금융지주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그러나 노조는 저우궈단 대표 논란으로 금융당국의 수사 등 사법리스크가 발생하면 매각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에 노조는 저우궈단 대표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동양생명이 알짜 매물로 여겨지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오히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금감원이 배임 혐의로 검찰에 통보할지 등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회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저우궈단 대표는 '지쳤다'는 의사를 표하며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조는 각종 비리 의혹으로 회사 가치를 떨어뜨리는 대표이사는 필요 없다며 직원들의 90%가 사퇴를 원하는 만큼 당장 회사를 떠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저우궈단 대표가 즉각 사퇴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각종 추측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우궈단 대표가 임기 만료 전 동양생명 매각 발표를 할 가능성,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회피 등 여러 가지 뒷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부 반발이 심한 만큼 조만간 사측 입장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동양생명 관계자는 "저우궈단 대표와 동양생명은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소명하겠다"며 "저우궈단 대표이사 역시 성실한 답변을 약속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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