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이전 수준 회복 아직···부채 늘어나는 추세배당금 1800억원 책정···순이익 대비 141.5%↑배당에 '로열티'까지···日, 1년간 1248억원 수령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는 2022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기준 배당금 총액을 1800억원으로 결정했다. 전년(1400억원)보다 28.6% 증가한 수치다. 결산배당금(900억원)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간 배당금이 500억원에서 900억원으로 오른 데 따른 결과다.
이는 같은 해 순이익(1272억원)과 비교해도 528억원 많다. 앞서 에프알엘코리아는 2021회계연도에도 순이익(891억원)을 훌쩍 넘어선 규모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며 한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통상 기업이 한해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배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연속 이를 웃도는 배당은 이례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배당금 전액은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에게 지급된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2004년 패스트리테일링(51%)과 롯데쇼핑(49%)이 지분 출자를 통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번 통 큰 배당에 따라 패스트리테일링은 918억원, 롯데쇼핑은 882억원을 수령한다.
게다가 일본으로 흘러가는 자금은 또 있다. 패스트리테일링과 패스트리테일링의 자회사 일본 유니클로는 작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에프알엘코리아로부터 '로열티(사용료) 및 관리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각각 137억원, 193억원을 가져갔다. 2021회계연도에도 같은 명목으로 총 259억원의 수입을 챙기기도 했다.
이로써 국내 유니클로가 지난 1년간 일본에 지급한 돈은 총 1248억원 수준으로 전년(973억원) 대비 28.3% 늘어났다.
특히 에프알엘코리아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조치한 이후 국내에서 불매운동의 핵심 타깃이 되면서 급감했던 실적이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회계연도 매출은 921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불매운동 직전인 2018년도(1조3781억원)와 비교하면 66.9% 회복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3억원으로 70.9%(1994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에프알엘코리아의 부채가 고배당을 실시하는 기간 동안 다시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2022회계연도 기준 에프알엘코리아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8월 말(2088억원)보다 10.2% 증가한 2301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유니클로 국내 운영사가 빚내서 일본 유니클로 먹여 살린다' 등의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성장이 이뤄질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연결 지배주주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는 사례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수익성이 좋지 않더라도 높은 배당 성향을 통해 주주 환원에 힘쓰기도 하지만 순이익을 넘어선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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