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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위식도역류질환' 기존 PPI제제 암 발생 위험···처방 트렌드 바뀔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위식도역류질환' 기존 PPI제제 암 발생 위험···처방 트렌드 바뀔까

등록 2023.12.20 10:22

수정 2023.12.20 14:00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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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 메타분석 연구결과PPI 복용자와 미복용자간 위장관암의 위험성 차이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대학원장(교신저자 및 제1저자). 사진=국제암대학원대학교 제공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대학원장(교신저자 및 제1저자). 사진=국제암대학원대학교 제공

위식도 역류질환 및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약물인 양성자펌프 억제제(PPI)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식도암, 위암, 간암, 췌장암 등 위장관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5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명 교수는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및 엠베이스(EMBASE)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25건의 코호트 연구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약 2배 높았다(상대위험도 2.09, 95% 신뢰구간 1.75-2.46).

위장관암 중에는 대장암을 제외하고 위암, 식도암, 췌장암, 간암, 담낭 및 담관암 등 대부분의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기간이 1년 이하의 경우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약 5배로 높았고(상대위험도 5.23, 95% 신뢰구간 2.96-9.24), 복용기간 3년까지 약 1.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상대위험도 1.72, 95% 신뢰구간 1.44-2.07).

PPI제제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약물이다. 1989년 이후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위식도 역류질환과 위십이지장 궤양 등 흔한 위장관질환을 치료하는데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전 세계에 시장에서 PPI계열 약물의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종류로는 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 란소프라졸, 라베프라졸, 에소메프라졸, 덱스란소프라졸, 에스-판토프라졸, 일라프라졸 등이 있다.

특히 위산이 식도로 역류돼 가슴쓰림과 산 역류 증상을 초래하는 위식도 역류질환의 경우 4-8주간 PPI제제를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나 커피섭취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없으면 재발하는 만성의 경과를 보여 장기간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명 교수는 "25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PPI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대장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1년 이하 복용한 경우 5배나 높았다"며 "PPI제제가 위장관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생물학적 기전이 몇 가지 제기되고 있다.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에서 PPI재제는 위와 십이지장에 존재하는 G세포를 자극해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가스트린의 농도가 높아지면 위점막 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수용체를 자극해 암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PPI는 위장관내 세균집락형성을 증가시켜 발암가능물질인 니트로스아민이 증가해 위장관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명 교수는 위장관암이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슴쓰림 등 위장증상이 나타나 PPI제제를 복용하는 역인과관계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PPI제제를 복용해서 암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암이 먼저 발생한 상태에서 증상이 나타나 약을 먹었을 경우 PPI제제를 암의 원인으로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관찰연구인 코호트 연구보다 더 높은 근거수준을 제공하는 무작위비교임상시험을 통해 이번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해당 전문학회에서 PPI제제 사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결과의 해석, 제한점, 향후 과제에 대해 피력했다.

다만 그는 "윤리적인 문제로 임상시험을 시행하는데 많은 제한점이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PPI제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나 커피섭취 등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베트남 출신의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 대학원생 티엔 황 쩐(Tien Hoang Tran)이 제 1저자로, 명승권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해 종양학 SCIE 국제학술지인 '옹콜로지 레터즈(Oncology Letters)'에 지난 11월 20일에 온라인 출판했다.

P-CAB계열 신약 펙수클루 누적 처방액 추이다. 그래픽=대웅제약 제공P-CAB계열 신약 펙수클루 누적 처방액 추이다. 그래픽=대웅제약 제공

한편, 최근 임상 현장에서는 차세대 약물인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처방이 빠르게 늘며 트렌드에 변화가 일고 있다.

P-CAB제제는 복용 편의성, 약효 지속성 등 PPI의 단점을 개선한 약물이다. 올 3분기 P-CAB 제제 처방액은 554억 원으로 전년 동기(384억 원) 대비 44% 증가했다. 분기별 평균성장률도 10%에 달한다.

국내 P-CAB제제 선두 기업은 HK이노엔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HK이노엔의 케이캡정(성분명 테고프라잔)은 국산 30호 신약이다. 복용 후 30분 내에 빠르게 약효가 나타나고, 6개월까지 장기 복용 시에도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전체 1321억 원의 처방액(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을 기록하며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의 P-CAB 계열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는 지난 11월 한 달 간 처방액 55억 원을 기록하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반감기가 9시간으로 가장 길다. 그만큼 약효가 오래 지속돼 야간 속쓰림 증상을 현저히 개선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출시된 펙수클루는 발매 6개월차인 12월 4위에 안착했고, 올해 2월에는 3위, 지난달 2위로 올랐다. 누적 처방액은 600억원을 돌파했다.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P-CAB 계열 신약 '자스타프라잔'(JP-1366)의 임상 3상을 끝마치고 최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제일약품은 내년 상용화를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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