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 53조원국내외 의료현장서 AI 수요 ↑···매출 기대감국내선 비급여 처방 본격화, 솔루션 도입 기관 늘어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9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3초에 1명씩 발병하는 질환이다. 허혈성 심장질환,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사망률은 3위이지만 글로벌 시장 규모는 53조원으로 가장 크다"며 "올해부터 미국 진출에 적극 나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골든타임' 중요한 질환···의료현장서 AI 필요성 ↑
제이엘케이는 인공지능(AI) 의료 솔루션 1호 상장기업이다. 뇌경색 유형 분류 AI 솔루션 'JBS-01K', 뇌출혈 AI 분석 솔루션 'JBS-04K', 뇌동맥류 검출 솔루션 'JBA-01K', 대뇌혈관폐색 조기검출 'JBS-LVO' 등 뇌졸중 분야에서 총 11개 이상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JBS-01K'는 AI 혁신의료기술로는 국내 최초로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제이엘케이가 뇌졸중 질환에 집중하는 이유는 높은 시장성에 있다.
흔히 중풍으로 알려진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이 터져 그 부분의 뇌가 손상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포함하는 질환이다. 뇌졸중 유형별 발생비율을 보면 뇌경색 발생 비중이 약 85% 정도로 높게 나타난다.
뇌졸중은 세계적으로 연간 1500만명씩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특히 70세 미만 환자가 전체 뇌졸중 환자의 63%를 차지하고 있어 젊은 나이도 안심할 수 없다.
또 빨리 치료할수록 뇌 손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 위험이 높고, 치료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 73%가 영구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전문인력 부족, 의료기술 발달 등의 이유로 의료현장에서는 AI 솔루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김동억 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특히 국내에선 응급영상판독 전문의가 부족해 응급의학과, 신경과 등에서 CT 판독을 진행한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중 응급영상판독 전문의는 0.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문의가 없다 보니 주말이나 야간엔 판독 지연이 발생한다. 또 다시 판독해보면 불일치하는 일들이 제법 있더라. 새벽 2~4시 사이 촬영한 영상에서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 의료기술 발전으로 분석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매우 많아졌는데, 이는 의사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뇌졸중 전문의가 아닌 경우에는 AI가 더 나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상현장에 도입된 제이엘케이의 솔루션들은 의료진들이 골든타임을 잡아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김치경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JBS-01K'를 통해 애매한 뇌경색을 발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62세 여성분이셨는데 응급실 내원 당시 마비 증상이 호전된 상태였다. 전문가가 아닌 의료진이라면 사진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을텐데 'JBS-01K'를 통해 뇌경색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뇌경색의 아형을 조기 발견한 사례도 있다. 뇌경색 아형 분류는 약물 등 치료방향 결정에 도움을 준다"고 부연했다.
급성장 중인 美시장 올해 진출 본격화···국내선 비급여 처방 시작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료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뇌졸중 분야 AI 솔루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류위선 제이엘케이 상무(최고의학책임자·CMO)에 따르면, 미국 뇌졸중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현지 의료진들도 원콜(one call) 및 야간 당직, 분석해야할 정보 증가 등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미국에선 MRI 촬영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뇌졸중은 뇌 CT나 뇌 MRI 등의 영상검사를 통해 출혈성 뇌졸중인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MRI 촬영 환자의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MRI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기업 중에선 제이엘케이가 탑티어라는게 류 상무의 설명이다.
현재 회사는 'JBS-04K', 'JBS-LVO' 등 일부 솔루션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절차를 계획 중이다.
회사는 현지 시장 진출 후 빠른 점유율 확대를 자신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미국은 이미 뇌졸중 관련 AI 시장이 구축돼 있고, 경쟁사보다 민감도, 특이도가 높은 제품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이엘케이의 경쟁사로는 미국 라피드AI와 이스라엘 비즈AI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현지 병원 각각 1600개소, 1200개소에 솔루션을 설치한 상태다.
김 대표는 "한국은 개척해나가야 하는 시장이었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미국은 이미 경쟁사들이 시장을 형성해 놓았기 때문에 오히려 쉬울 수 있다. 우리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2028년까지 현지 기관 3000개소에 솔루션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경쟁사들이 솔루션을 도입한 병원을 중심으로 우리 제품의 성능과 폭넓은 범용성을 인지시켜 미국내 점유율을 10% 이상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2028년 점유율 1위를 목표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작년 2월 이후 10개월 만에 210곳이 넘는 병원에서 자사 설루션을 도입했다. 올해는 비급여 처방 시작으로 매출이 본격화돼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며 "미국 내 경쟁사 중 한 곳의 주력 솔루션이 자사 제품 'JBS-LVO'와 동일한 솔루션인데, 해당 솔루션만으로 2년차인 2022년에 약 1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혁신수가(NTAP 수가)를 받고 나서 폭발적으로 매출이 성장한 것인데, 우리도 NTAP 수가를 빠르게 받은 후 2028년까지 6000억원의 매출을 발생시키겠다"며 "이중 미국 매출 비중이 80%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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