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가시화···추가 충당금 적립 불가피태영건설 은행채권 7243억원···산업은행 최대건설업계 전반 PF대출 리스크 여파 번질수도
태영그룹은 8일 오전 채권단의 요구대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했다. 채권달의 워크아웃의 개시 조건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1549억원)을 납부하면서 11일 열리는 1차 채권단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워크아웃 기업을 개별평가 기업으로 분류하고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이미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됐으며, 신용등급은 CCC(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 있음)로 떨어졌다.
태영건설의 장·단기 차입금은 총 2조1550억원으로 이중 은행권에서 끌어온 채권은 7243억원으로 파악됐다. 은행별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2002억원(PF 대출 1292억원·단기차입금 71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1600억원(PF대출 1500억원·단기차입금100억원) ▲기업은행 PF 대출 997억원 ▲우리은행은 단기차입금 720억원 ▲신한은행 636억원(PF대출 436억원·단기차입금 200억원) ▲하나은행 619억원(PF대출 169억원·단기차입금 450억원) 순이다.
다만 은행권 대출은 대부분 사업성이 확인된 본PF로 흘러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보증받았기 때문에 회수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워크아웃이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은행권에 추가 충당금 압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 돌입시 관련 충당금을 적립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태영건설 사태 여파로 건설업계 전반에서 PF대출 리스크 여파가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GS건설·KCC건설·신세계건설 등의 '전망치'를 일제히 낮추면서 시장의 추가 충당금 적립 요구가 커질 수 있다.
감독당국도 충당금 추가 적립을 언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개 금융지주회장을 만난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현재의 충당금 적립 수준과 향후 예상손실 규모 등을 감안해 충분한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가지고, 신속하게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울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이미 역대급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부동산PF 리스크 여파로 추가적인 충당금을 쌓게되면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9월말 대손충당금 적립 잔액은 7조4527억원으로 2020년 말과 비교해 38% 증가했다. 여기에 LGD(부도시손실률)가 상향조정되면서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묶어 이야기 할 수는 없고 규모 역시 가늠할 수 없다"면서도 " 태영건설 여파가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당금은 비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과한 충당금 적립은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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