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안보 위기감 고조···'대형 계약 잭팟' K-방산 반사이익지난해 수출액 전년比 24.8% '↓'···수출국·수출품목 '다변화''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청사진···최첨단 무기로 美시장 정조준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의 동부 최전선으로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서 한국에 손을 내민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미국의 원조에 의존해야 했던 한국이 이제는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선진국과 경쟁하는 '글로벌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방산 수출 200억 달러 '성큼'···시장 다변화로 질적 성장
과거 내수에 머물렀던 K-방산은 수출 비중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방산 수출 200억 달러, 세계 4강 진입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방산 수출 규모는 지난 2011년 23억8000만 달러에서 2015년 35억4000만 달러, 2020년 30억 달러로 연평균 30억 달러 규모를 유지해왔다. 지난 2021년 수출액이 72억5000만 달러로 1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뛰더니 2022년에는 173억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11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수출액은 130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목표였던 200억 달러나 지난해 수출 실적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수출액은 뒷걸음질 쳤으나 수출 내용을 살펴보면 질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출 대상국이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1년 만에 3배 늘어났다. 폴란드 수출이 전체 수출의 72%를 차지한 2022년과 달리 지난해는 폴란드 이외 국가에 대한 수출 비중이 65%로 증가했다. 수출 무기체계도 2022년 6개에서 지난해 12개로 다양해졌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호주와 신형 장갑차 '레드백'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요구하는 호주에서 방산 최강자인 독일·미국을 제쳤다는 점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크다.
글로벌 진출 가속화···폴란드 2차 계약 '과제'
수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 K-방산은 올해도 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각 지역에서 군비 증강이 이뤄지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의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는 폴란드와의 2차 이행계약이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전년과 비교해 수출액이 하회한 것도 금융정책 등 문제로 폴란드 측과 2차 이행계약 협상이 지연된 탓이 크다. 현재 K9 자주포 318문, 천무 70대, K2 전차 820대가 계약을 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폴란드 정권 교체로 2차 수출 계약이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시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달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폴란드향 K9자주포의 2-1차 계약이 성사되며 잔여물량 전량 취소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권 교체로 인한 폴란드향 잔여물량의 취소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부 축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후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처리된 이후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회에는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35조원으로 늘리는 법안 개정안과, 정부 간 계약일 때는 신용 공여 한도를 올려주는 법안 등이 계류 중이다.
더 큰 무대 '미국 시장' 정조준
수출에 날개를 단 K-방산은 이제 최첨단 무기체계를 앞세워 더 큰 무대를 꿈꾸고 있다. 단 한 번도 수주한 적 없는 방산 최대 시장 미국이 목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이 미국 해병대 훈련장에서 성공적으로 성능시험을 마쳤다.
국내 방산 기업이 미국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을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교성능시험은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하고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은 이번 FCT를 계기로 미 육군의 무인차량 (S-MET) 사업에 도전하는 등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무인 체계 기술 경쟁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서영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원은 "미국 FCT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아리온스멧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며 "미국뿐 아니라 세계 무인차량 시장에서 추후 지속적으로 아리온스멧 및 당사의 무인체계기술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도 미국 공군의 전술훈련기 도입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 공군은 올해 280대 규모의 전술훈련기를 도입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데 KAI는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함께 수주에 나섰다.
LIG넥스원은 최근 미국 로봇 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을 인수하면서 미국 진출에 한발 다가섰다. 이 회사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비전60'은 이미 미국 틴들 공군기지에서 4대를 도입해 순찰용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미래 성장 플랫폼을 확보하고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고 이번 인수 추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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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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