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그룹 B2B 플랫폼 1688닷컴 오픈 앞둬알리 반값으로 대량 공급···국내 사업 기반 흔들 우려안전 인증 의무 자유로워 소비자 피해 발생 가능성도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688닷컴은 이르면 이달 중 한국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1688닷컴은 알리바바그룹의 B2B 거래 플랫폼이다. 제조사와 도매업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 소매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물건을 납품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초저가를 내세운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크다.
그간 중국 내수용 거래만을 운영해와 국내 판매자(셀러)들이 1688닷컴을 이용하기 위해선 구입 대행업체들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용해온 이유다. 실제 네이버쇼핑과 G마켓, 11번가 등 국내 오픈마켓 셀러 상당수가 중국 내 배송 대행을 통해 1688닷컴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싸게 물건을 떼와 국내 오픈마켓에서 조금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보다 1688닷컴의 국내 진출을 더욱 우려한다. 1688닷컴이 셀러들이 남기는 이윤만큼 더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제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이 경우 셀러는 물론, 오픈마켓 플랫폼 마저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게 돼 국내 이커머스 사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오픈마켓 시장 규모는 82조6000억원이다. 시장 점유율 42.4%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35조원, 직매입을 통한 거래액이 전체의 약 90%에 달하는 쿠팡의 오픈마켓 거래액도 13조1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 한 관계자는 "1688닷컴이 국내에 진출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국내 오픈마켓 업체의 이용률과 거래액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더욱이 국내 오픈마켓에서 설 자릴 잃은 셀러들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으로 옮겨가 중국 이커머스 생태계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1688닷컴이 B2C 사업을 전개할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에도 최소주문수량(MOQ)이 명시되지 않은 제품들도 상당해 일반 소비자도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중국 플랫폼을 통한 직구 상품 대다수가 KC인증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KC인증이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규정에 따라 제품 안전성을 확인한 것이다. 전기용품과 어린이용품 등에는 KC인증 의무가 있다.
KC인증을 취득해야 국내에 유통이 가능한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유해 성분 기준치를 초과한 식품들의 무분별한 반입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들의 무차별적인 초저가 경쟁이 국내 이커머스 벨류체인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안전 인증 의무로부터 자유로워 다양한 사례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