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72곳 중 상장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한 5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월 말 기준 대출 등으로 담보로 제공된 주식은 28조9천905억원 상당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보유 주식 90조3천720억원의 32.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담보 비중이 높다는 것은 담보유지비율 규제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 노출도가 큰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집단별로 보면 롯데 총수 일가의 경우 2022년 말 담보 주식 비중이 49.9%였지만, 1월 말 기준으로 76.9%까지 올라 주식 담보 비중이 총수 일가 중에 가장 높았다. 롯데 총수 일가는 이 기간 추가로 1천2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2위는 아이에스지주(70.7%)였다. 아이에스지주 총수 일가는 지난 1년간 70억원의 대출을 상환했음에도 오히려 전체 보유 주식에서 담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0.9%포인트 상승했다.
DB 총수 일가(58.3%)가 뒤를 이었다. DB는 2022년 말 65.1%보다는 6.8%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DB는 해당 기간 33억원의 주식 담보 대출을 상환했다. 이어 한화(56.7%), 한진(55.3%), HD현대(52.2%), SK(50.6%), 삼성(50.4%), 코오롱(48.6%), 금호석유화학(47.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주식 담보의 비중 증가폭은 HL이 가장 컸다. HL은 2022년 말 주식 담보 대출이 0원이었지만 지난 1월 기준으로 2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2022년 말 대비 1월 말 기준 HL의 주식 담보 비중 증가율은 39.6%포인트다. 이어 롯데(27.0%포인트), 한솔(21.5%포인트)이 비중 증가폭 2·3위를 차지했다.
1월 말 기준 대기업 총수 일가의 전체 주식 담보 대출액은 7조1천908억원으로, 2022년 말(5조1천681억원) 대비 2조227억원(39.1%) 늘었다.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 일가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지난 1월 기준 주식 담보 대출액은 1조7천500억원으로, 2022년 말(8천500억원) 대비 9천억원 늘었다. 이어 각각 3천870억원, 2천17억원의 대출액을 늘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뒤를 이었다.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의 1월 말 기준 대출액은 각각 1조370억원, 5천728억원이다. 삼성 총수 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 총액은 2022년 말 1조8천711억원에서 1월 말 3조3천598억원으로 총 1조4천887억원 늘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최근 1년간 1천490억원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아 총수 일가 개인 금액 증가 4위에 랭크됐다. 이에 따른 대출액은 2022년 말 1천880억원에서 지난 1월 기준 3천370억원으로 늘어났다.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이 늘어난 것은 상속세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2020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연부연납이 진행되고 있다.
롯데 총수 일가 역시 2020년 신격호 회장이 별세한 데 따른 상속세 납부 차원에서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각각 905억원과 97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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