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급감···박철완 전 상무 '경영권 분쟁' 재점화업황 침제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 계속···소액주주 비난 쇄도향후 실적에 달린 지속적 주주환원···'신사업' 돌파구 필요
금호석유 경영권 분쟁 잡음을 없애기 위한 제 1순위는 실적개선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과 신사업 부재로 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박철완 전 상무가 재차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살리자 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박찬구 회장과 아들 박준경 사장의 '父子경영'의 시너지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개최되는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박 전 상무 측이 주주제안한 ▲자사수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의 건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이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앞서 박 전 상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한 바 있다.
2021년 이후 박 전 상무가 주주제안에 나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동안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은 주주들로부터 큰 공감대를 얻지 못했으나, '자사주 소각'을 내세운 이번 제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벌써부터 주주게시판에는 "박 전 상무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며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위임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 자사주 소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진 데에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몇 년간 석유화학 시장상황이 침체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석유화학 수요부진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의 미래사업 진척은 더딘 상황이다.
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까지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앞다퉈 공격적인 신사업 진출을 감행하는 사이 금호석유화학은 신사업 진출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재무안전성을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장기화된 업황 침체에 대한 회사 차원의 적절한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역신장했다. 2021년 2조4068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22년 1조1477억원(-52.31%)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2021년 대비 영업이익은 6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금호석유화학으로서는 당장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잠재우고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 박준경 사장의 주도 하에 장기적인 신사업 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주환원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실적은 중요하다.
특히 '3세 경영'의 막을 올린 만큼 박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필요도 있다. 박 사장은 한때 금호석유화학의 황금기를 견인한 NB 라텍스 생산 확대를 주도하며 뛰어난 경영 감각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주력 사업인 합성고무는 글로벌 수요 위축 위기에 빠졌고 박 사장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몇 십 년 전부터 선제 투자한 결실을 맺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빠르게 진행 중인 데 비하면 금호석유화학은 갈 길이 멀다"며 "이번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에 대해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은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에 의문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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