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에 6곳 이상 참여···초반 흥행 성공'5000억원' 매각가 두고 의견 차이···높은 기업가치재무구조 개선 시급···지배구조 개편의 '복병' 지목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지부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다수의 투자자가 참여했다.
컨소시엄을 포함해 총 6곳 이상이 응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효성화학의 3조원 넘는 채무에 대한 연대 부담, 고 매각가 논란에도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매각 대상은 경영권 이전 없이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49%다. 효성화학은 이번 지분 매각을 위해 특수가스사업부를 물적 분할할 계획이며 예상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희망 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인수 측에서는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의 적정 기업가치는 최대 7000억원, 49%의 지분 가격은 3500억원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매각 측과 원매자 간의 가격 차이에서 이견을 보이는 만큼 최종 본입찰 흥행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효성화학이 시장의 예상보다 기업가치와 매각가를 높게 희망하는 것은 그만큼 특수가스에 대한 사업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화학은 NF3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글로벌 3위권 업체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를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불화질소(NF3)를 기반으로 하는 특수가스 시장은 스판덱스 등 기존 그룹 주력 사업에 비해 반도체 제조공정 고도화,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등에 따라 사업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부문의 2022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75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효성화학의 EBITDA가 488억원 적자다. 지난해에는 소폭 줄어든 약 6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충북 청주 옥산공장에 1200억원을 투입해 연산 2000톤(t) 규모의 NF3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해 울산 용연공장을 합쳐 연산 8000t 규모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세계 1위인 SK스페셜티(1만5000톤), 2위 중국 페릭(9000톤)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그럼에도 효성화학이 수익성과 성장성이 예상되는 알짜 사업을 매각하는 이유는 그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은 2021년 4분기 이후 줄곧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1조5000억 원 이상 투입한 자회사 베트남 법인의 가동률이 떨어지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탓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4941%로 1년 전(2632%) 대비 약 2300%P 늘었다.
최근 베트남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당장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만 2조1475억원에 달하는 만큼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효성그룹 계열 분리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밑그림이 구체화하는 가운데 자금난에 허덕이는 효성화학이 복병으로도 지목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인적 분할이 회사의 신용도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계열사 중 가장 낮은 신용도를 보유한 효성화학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효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효성티앤티,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는 자체 신용도가 높아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효성화학은 계열사 지원 가능성에 따라 1노치 높게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효성화학 실적 향방에 따라 계열 신용도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수익성 회복 여력, NF3 사업 부문 물적 분할을 통한 일부 지분 매각 작업 등 재무구조 개선 방안과 성과가 신용도에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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