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 배상에 투자자 '부글부글'···15일 집회 예고

15일 서대문 농협 본점에서 ELS 투자자 3차 집회

투자자들 "원금손실 미동의 증명할 방법 없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본원 앞에서 ELS 투자 피해자 집회를 연 모습. 사진=한재희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11일 발표된 분쟁조정기준안에 반대하며 15일 3차 집회에 나선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ELS 투자자들은 오는 15일 서울 서대문 농협 본점에서 제3차 집회를 개최한다. ELS 투자자들은 배상안이 판매사에 유리하다며 100% 전액 배상을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홍콩 ELS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며 배상비율은 0~100%로 열어뒀다. 금감원은 판매자·투자자별 가산·차감 요인을 상당히 세분화해 제시했으며 대부분의 투자자 사례가 20~60% 배상에 분포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ELS 배상 비율은 검사결과 확인된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을 고려한 투자자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되는 구조다. 판매사 요인(23~50%)은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판매원칙 위반 여부와 판매정책 및 소비자보호 관리체계 부실 여하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자요인(±45%)은 판매사의 금융취약계층 보호 소홀, 투자자의 과거 ELS 투자경험 및 금융상품 이해도 등 판매사 및 투자자의 과실사유에 따라 개별 투자건별로 배상비율이 가감된다.

특히 금감원은 ELS 가입 횟수가 20회를 초과하는 경우부터 배상비율이 낮아지도록 설계했으며 지연 상환이나 녹인(손실 발생 구간) 경험, 손실 경험 투자자의 경우에도 배상비율이 차감되도록 했다.

이 외 가산·차감항목에 고려되지 않은 사안이나 일반화하기 곤란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기타 조정요인으로 반영한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DLF 사태 때와 비교해서 상품 특성이나 소비자환경 변화 등을 감안할 때 판매사의 책임이 더 인정되긴 어렵다고 본다"며 "DLF 때보다는 전반적인 배상비율이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배상안 발표 후 ELS 투자자들은 분쟁조정기준안으로 만족할 만한 배상을 받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다. ELS 가입횟수가 많거나 가입금액 규모가 클수록 배상비율을 차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A씨는 6400여명이 모인 네이버 ELS 가입자 모임 카페에서 "ELS 가입 때마다 원금손실이 발생하면 절대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이런 상황을 입증할 방법이 없다"며 "결국 은행하고 일대일로 싸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입자 B씨도 "발표안이 대부분 보상대상자 인 것처럼 보이지만 차감으로 대부분 대상에서 제외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홍콩 ELS 판매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으로 은행과 증권이 각각 15조4000억원, 3조4000억원을 판매했다. 65세 이상 고령투자자에 판매된 계좌는 전체 21.5%에 달한다.

전체 잔액의 80.5%인 15조1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중 도래하며 분기별로는 1분기 3조8000억원(20.4%), 2분기 6조원(32.1%) 등 상반기에 집중돼있다.

2월까지 만기도래액 2조2000억원 중 총 손실금액은 1조2000억원이며 2월말 지수 5678포인트가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추가 예상 손실금액은 4조6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