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중심 적격비용 제도개선 TF 출범했지만채권시장 불안정·총선 등 이슈···2년째 진척 없어마트협회, 롯데카드 보이콧 움직임···업계 속앓이
15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융당국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의 적격비용 개편 방안 발표가 지난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해를 넘겼다.
제도개선 TF는 2022년 신한카드와 중소마트의 갈등 이후 금융위를 중심으로 출범했다. 당시 한국마트협회는 카드사의 카드 수수료율 인상에 항의하며 신한카드 가맹점 해지 집단 운동에 나섰다.
정부는 2012년부터 개정된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원가를 기반으로 한 적정 수수료(카드수수료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앞서 2012년, 2015년, 2018년, 2021년 등 4차례에 걸쳐 재산정을 거쳤으며 그동안 수수료는 지속해서 떨어졌다.
당시 금융위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우대 가맹점 220만곳에 대해 수수료를 인하했다. 매출이 30억원을 초과하는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는 각 카드사와 가맹점의 협상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나 동네 마트와 슈퍼마켓 가맹주들은 "협상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카드사로부터 일방적으로 인상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주유소, PG협회 등까지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했다.
또 카드사들은 적격비용 산정 제도가 영세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단순 비용 측면으로만 계산하다 보니 카드 사업의 본질인 결제 사업이 쪼그라들고 있다며 시위에 나섰다.
이에 금융위는 적격비용 산정 체계 등 종합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카드 업계와 노동조합, 연구진을 포함한 TF 구성원들과 본격적인 논의에 나섰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선안은 나오지 않았다.
TF는 애당초 2022년 연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채권시장 불안정 등을 이유로 개선안 도출이 미뤄졌다. 이후 지난해 3분기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 점쳐졌으나, 또다시 연말로 순연됐고 총선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해 올해 4월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그 사이 한국마트협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주유소운영협동조합 등 중소자영업자들은 롯데카드를 타깃으로 또다시 보이콧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번에도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신규점포의 경우 현행 최고 수수료율인 2.3%를 적용받는데, 대기업 가맹점에 부과하는 실질 수수료율이 1%인 것과 대비해 한참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카드 업계가 일반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카드 수수료가 4차례 걸쳐 인하되며 카드사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해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0.54% ▲2019년 29.68% ▲2020년 26.15% ▲2021년 26.65% ▲2022년 24.24%로 ▲2023년 23.2%로 내림세다.
금융당국이 현재 3년인 재산정 주기를 5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 또한 아직 언급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카드사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향후 제도개선 TF에서 나올 대안 역시 재산정 주기를 늦추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는 지난해 업계 이해관계자들 의견을 종합해서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국에서 결론을 어떻게 낼지 들리는 소식도 없다. 총선이 끝났으니 재공론화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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