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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힘 빠진 브랜드 리뉴얼에 집중, 메이저건설 새 브랜드 출시 기대

부동산 건설사 존재감 드러내는 건설 오너家 3·4세

힘 빠진 브랜드 리뉴얼에 집중, 메이저건설 새 브랜드 출시 기대

등록 2024.05.17 13:11

주현철

  기자

'패션통' 이서현 선임에 '래미안' 하이엔드 브랜드 기대허윤홍, 자이(Xi) 브랜드 이미지 쇄신 위해 리뉴얼 검토금호건설 브랜드 교체...어울림·리첸시아에서 아테라로

힘 빠진 브랜드 리뉴얼에 집중, 메이저건설 새 브랜드 출시 기대 기사의 사진

최근 건설사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등판하면서 침체된 주택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 브랜드 재정비 카드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주택 사업 수주에서 브랜드 경쟁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자 새 브랜드를 적용해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3월 삼성글로벌리서치 이서현 사회공헌업무총괄을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영입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5년 3개월 만의 복귀다. 이 사장은 삼성물산의 건설·상사·패션·리조트 부문 전략을 담당한다.

삼성물산 경영진이 브랜드 제고와 미래 준비를 위해 이 사장에게 영입 의사를 타진했고 이 사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이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맡았던 업무경험과 문화사업 및 사회공헌 분야를 성공시킨 노하우를 갖고 있어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사장의 행보는 브랜드 강화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이 사장은 과거 수행했던 실무 경험을 통해 삼성물산 각 사업부문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특히 복귀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이탈리아 밀라노를 선택한 것이 화제다. 이 사장은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4' 개막 전날인 지난달 15일(현지시각) 밀라노를 찾아 전시를 둘러본 것으로 알려진다.

밀라노는 2005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주요 사장단을 소집해 디자인 경영 전략회의를 열고 "삼성의 디자인은 아직 1.5류"라며 디자인 혁신을 위한 '밀라노 디자인 선언'을 한 곳이다.

이에 삼성물산 아파트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그간 주택사업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삼성물산은 작년 하반기 '넥스트홈' 발표를 통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삼성물산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은 지난 2000년 런칭 이후 단 한번도 이름이 바뀌지 않았다. 래미안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취지에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건설부문 중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주택사업"이라며 "주택 브랜드야말로 자신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고 해외출장도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진행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물산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左), GS건설 아파트 브랜드 자이. 사진= 각사 제공삼성물산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左), GS건설 아파트 브랜드 자이. 사진= 각사 제공

GS그룹 총수 일가 4세 허윤홍 GS건설 사장도 아파트 브랜드 '자이(Xi)'를 리뉴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으로 추락한 이미지와 실적을 개선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GS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자이 브랜드의 대중적 인식과 현황,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한 검토와 컨설팅을 추진 중이다. 자이 브랜드 리뉴얼에는 주택마케팅팀 외에 올해 신설된 브랜드마케팅팀, 고객경험혁신팀(CX팀) 등이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이 자이 브랜드 손질을 검토하는 것은 최근 잇따른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자이는 '특별한 지성'(eXtra intelligent)의 약자로, LG건설 시절인 2002년부터 20년 이상 유지해 온 브랜드다. 대형 건설사 중 단일 브랜드를 쓰는 곳은 삼성물산과 GS건설(자이) 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서울 중구 신축 아파트에서 필로티 마감재가 떨어져 나갔고, 4월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올해 4월에는 서울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 중국산 유리 시공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GS건설은 "새롭게 선임된 CEO(허윤홍 사장)와 함께 자이 브랜드에 대한 인식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검토 및 진단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리뉴얼 계획이나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금호건설 주택 브랜드 아테라 서진=금호건설 제공금호건설 주택 브랜드 아테라 서진=금호건설 제공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인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도 새 브랜드를 공개했다. 박 부회장은 취임 이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박 부회장은 새롭게 단장한 브랜드를 주요 분양 단지에 적용함으로써 분위기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호건설은 기존에 사용해 오던 '어울림'과 '리첸시아'를 대신하는 신규 브랜드 '아테라'를 선보였다. 금호건설이 신규 브랜드로 교체한 것은 약 20년 만이다. 아테라는 예술과 대지, 시대를 조합한 단어로 '삶의 공간인 집을 대지 위의 예술로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금호건설은 "아테라 런칭 후 춘천 만천리 2차는 물론 6~7월에 여러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며 "새로운 주거 브랜드 아테라 만의 설계를 적용해 조화·여유·확신의 가치를 담아 고객들의 삶에 울림을 주는 품격 있는 주거공간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업계에선 아파트 브랜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고급화 브랜드'를 선보이고 중견 건설사들도 브랜드명을 바꾸고 나섰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거 브랜드를 정비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자사 주거 브랜드 새단장을 통해 주택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사용한 건설사 브랜드를 교체하는 것은 인지도 측면에서는 단점도 있지만 주택사업 수주 등에서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분위기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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