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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배달 시장 '노크' 하는 hy···종합물류기업 꿈 이룰까

유통·바이오 식음료

배달 시장 '노크' 하는 hy···종합물류기업 꿈 이룰까

등록 2024.05.24 10:0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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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서울 강서구서 배달앱 '노크' 시범 운영소상공인과 '상생' 초점···업계 최저 수수료·무료배달프레시 매니저 연계한 지역상권 분석···수익 모델 '아직'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y가 '상생'을 내세운 배달 플랫폼 사업으로 배달업계에 진출한다. 이는 hy가 작년 4월 배달대행업체 '부릉' 인수 후 양 사간 시너지가 기대되는 첫 행보다. 국내 배달 시장이 무료배달 전쟁으로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hy가 종합물류기업으로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y는 오는 6월부터 서울 강서구 지역에서 배달앱 '노크(Knowk)'를 시범 운영한다. 노크는 지역 상권과의 '상생'에 초점을 맞춘 배달애플리케이션(앱)이다. 소상공인의 플랫폼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 최저 수수료를 내걸고, 무조건 무료 배달한다는 방침이다.

hy 관계자는 "노크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취지로, 현재 시험 단계인 사업이다. 그동안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지역 기반 배송 인프라를 다져놓은 만큼 지역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험을 거쳐 단계적으로 사업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입점업체는 대부분 음식점이지만, 음식점만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노크가 내세운 중개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입점업체는 중개수수료를 건당 5.8%에 배달비 2500원을 부담하면 된다. 배달앱의 중개 수수료율은 배달의민족 6.8%, 쿠팡이츠 9.8%, 요기요 12.5%인 점은 감안하면 최대 2배 이상 저렴한 셈이다. 타사 배달앱의 경우 배달비가 2900~3400원이 붙는다.

노크 입점 소상공인이 내는 배달비는 최대거리 3km까지 2500원인 고정 요금제로, 할증 요금이 없다. 고정비와 광고비, 가입비 등도 요구하지 않는다. 가게에서 직접 배달을 원할 경우 배달 라이더를 통하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어 배달비(2500원)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hy의 목표는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이다. hy는 600여개의 물류거점과 프레시 매니저를 주축으로 하는 냉장 카트 '코코'로 지역별 콜드체인 배송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기업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물류사업 '프레딧 배송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더욱이 hy는 물류 서비스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4월 배달대행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8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토대로 양 사의 물류 시스템을 결합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번 배달앱 노크 론칭은 이 같은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hy가 부릉을 인수한 지 1년 만에 양 사간 시너지가 기대되는 사업을 처음 내놓은 셈이다. 당초 부릉은 인수 당시부터 적자 상태인 데다 지난해 실적도 부진해 우려를 키웠다. 부릉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9.5%, 26.4% 하락한 3098억원, 327억원을 기록했다.

노크는 우선 전국의 프레시 매니저 1만1000여명이 하나의 지역에서만 영업하며 파악한 각 지역 상권 소상공인과 연계해 입점업체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2022년 말 기준 프레시 매니저의 평균 근속 기간은 11.6년으로, 장기 근속자가 많은 만큼 지역 상권에 대한 이해도가 깊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달은 부릉의 라이더가 진행한다. 시험운영 결과에 따라 시장 특성과 효율성 등 분석해 향후 배달의 주체가 프레시 매니저로 바뀔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재 hy와 부릉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노크는 hy가 진행하는 사업이다. 당장 부릉과의 시너지보다 배달의 효율 등 사업성을 고려해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노크의 성패는 이용자 수에 따른 앱 활성화 정도에 좌우될 걸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노크는 입점하는 가맹점을 상당수 확보해야 하는데, hy는 업계 최저 수수료를 강점으로 가맹점 입점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또 소비자에겐 무조건 무료 배달을 제시해 신규 고객 유입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소상공인과 소비자 혜택을 강화한 만큼 hy가 투입해야 할 자금은 상당할 걸로 보인다. 노크는 아직 시험 단계인 수준인 사업으로, 명확한 수익 모델이 없다. 그동안 낮은 수수료를 내세운 공공 배달앱이 출시됐으나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배달업계가 그동안 출혈 경쟁을 통해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수수료를 낮춘 공공 배달앱이 꾸준히 시장을 두드렸지만, 보통의 자본력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배달 시장은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면서 자금을 투입하는 일종의 치킨게임이 시작된 상황이라 후발주자에게 더욱 어려운 환경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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