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KDDX 선도함 건조, '경쟁계약'이 원칙"···HD현대重 논리 정면 반박

"사적 이익 앞세워 방위사업청 권한 무시"

"KDDX연구가 기업의 사유물 될 수 없어"

그래픽=홍연택 기자

"국가계약법, 방위사업법 모두 경쟁계약이 원칙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을 뿐인 수의계약이 마치 원칙인 것처럼 왜곡했다."

한화오션이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대립 중인 HD현대중공업을 향해 다시 한 번 날을 세웠다. 이번엔 관계법령상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를 수행하는 게 원칙이란 HD현대의 발언이 불씨가 됐는데, 사실과 다르며 '아전인수식' 해석에 불과하다는 게 한화 측 주장이다.

31일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의 'KDDX 연구개발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자료에 대해 요목조목 반박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8일 설명회를 열고 KDDX 사업 비전을 공유하면서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행하는 것은 합리적·보편적 방침'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무리한 해석이란 입장이다. 과거 정부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사업을 기본설계 수행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추진한 것은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방산기술 격차를 단시간 내에 극복하려는 차원일 뿐, 관련 규정이나 법안 모두 경쟁계약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오션 측은 "현대중공업이 강조하는 원칙이라는 것은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수립하던 2018년 12월경 시행되던 방위사업관리규정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며 "이 조항에 의하더라도 기본설계 완료 후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업체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탐색개발(기본설계) 수행업체와 체계개발(상세설계, 선도함 건조) 수행업체가 다르면 체계개발 계약에 대비한 선행조치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KDDX 기본설계 계약일(2020년 12월23일) 당시 시행되던 방위사업관리규정을 봐도 군수품은 국방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획득하되, 경제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경쟁에 의한 방식을 추구하도록 한다"며 "무기체계의 연구개발 주관기관, 계약업체를 선정하는 경우 탐색개발기본계획서, 체계개발기본계획서, 구매계획서에 따라 경쟁에 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을 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위사업법령이나 방위사업관리규정 등 관련 규칙 어디에도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기본설계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바는 없다"면서 "방산업체 지정요건 역시 원활한 생산에 필요한 시설기준, 시설·인원·문서·정보통신 등에 관한 보안요건만을 명시하지, 해당 사업의 연구개발절차를 수행하였는지 여부 등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현대중공업의 주장은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KDDX 기본설계 계약조건은 물론 경쟁을 지향하는 국가계약법령, 방위사업법령 대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사적 이익을 앞세워 방위력개선사업 발주기관인 방위사업청의 권한과 고유의 판단재량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률과 원칙에 따른 계약의 본래 모습은 경쟁계약임이 분명하다"면서 "방위사업청은 이에 입각하여 연구개발 가능성(건조가능업체수 포함), 국방과학기술수준,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비용대비 효과 등을 종합 고려해 계약 체결방식을 판단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은 "한화오션·현대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함정건조 업체는 1980년대 이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함정 설계와 건조 역량을 쌓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수준 높은 성장·발전을 이룩했다"면서 "국가의 중요사업인 KDDX 연구개발은 결코 어느 한 사기업의 사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은 KDDX 개념설계 수행을 필두로 ▲통합마스트-함정 통합방안 ▲전기추진체계 ▲통합생존성 향상 방안 등 다방면으로 심도 깊은 연구를 수행해 왔고, 연구개발과 건조 경험에 있어서도 독보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한화오션이야말로 KDDX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의 적임자"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