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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특수선·해양플랜트 '강화'···조(兆)단위 목표 설정

산업 중공업·방산 한화오션 출범 1년②

특수선·해양플랜트 '강화'···조(兆)단위 목표 설정

등록 2024.05.20 14:02

수정 2024.05.20 16:27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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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 부문 상대적 축소···지난해 연간 목표 반토막 수주2조원 유증 사업 '착착'···해상풍력 사업 1000억원 증액

한화오션이 출범 1주년을 앞두고 특수선과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지난해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후, 미래 성장성이 높은 두 사업을 적극 키워 글로벌 시장서 우위를 점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한화오션이 진행한 1조 5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 계획도 순항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자사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적극 키워 향후 조(兆)단위의 목표를 따내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 확대 '총력'···비중도 두 배 '업'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한화오션은 출범 후 특수선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10년간 전 세계 함정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뿐만 아니라, 자사 기술력도 특수선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자신에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오션 전체 매출 중 해양·특수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5%)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올해 특수선 사업의 수주 목표치도 9억8800만달러(1조3000억원)로 책정하며 공격적인 태세를 갖췄다.

한화오션은 지난해에만 특수선 4척을 수주하며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또한 방위사업청과 울산급 호위함 배치(Batch)-III 5·6번함 건조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함정 건조 작업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선 경남 거제사업장 수상함·잠수함 시설을 확장한다. 거제사업장 해양사업부의 유휴 부지에 수상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 공장'과 함정 전용 '다목적 조립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디젤 잠수함인 장보고-Ⅲ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호주 등 해외군 관계자 대상으로 장보고 잠수함을 선보이며 자사 기술력과 건조 역량을 입증했다. 향후 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캐나다·필리핀 등에 잠수함 수출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도 예정됐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약 8조원의 규모의 차기 구축함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한다. 선체와 이지스체계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큰 규모의 방산 사업인 만큼, KDDX 수주를 위한 양사의 신경전도 갈수록 팽팽해지고 있다.

특수선에 비해 상선 분야는 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액(69억8000만달러)의 57.3%인 40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반면 경쟁사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목표액 141.9%를 초과 달성했고, 삼성중공업도 목표액 87%를 채웠다. 한화오션은 올해부터 연간 수주 목표액을 밝히지 않겠다는 방침이나, 현재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서 견조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이 특수선에 주력하는 이유는 실적 개선 목적이 크다. 지난해 한화오션 실적에서 해양부문은 48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특수선 부문은 821억원의 수익을 냈다. 특히 특수선은 정기적인 특수선 발주 규모로 수주 변동 폭이 크지 않다 보니 안정적인 수익성이 보장된다. 한화오션은 이 같은 특성을 노려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복안이다.

최근 성장하는 방산 시장도 특수선 몸집을 키우려는 시도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KDI경제정보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방위 산업 수출액은 최근 10년간 연간 20억~30억 달러에 머물다가 2021년 73억달러, 2022년 173억달러까지 급증했다.

한화오션은 이 같은 방산 시장 성장세를 노려 특수선으로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 인수된 후,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5000억원 자금 중 6000억원을 방산 분야에 투자했다. 현재는 9000억원에 달하는 호주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인수를 추진 중에 있다. 오스탈 인수를 발판 삼아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포석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프로젝트에 수주에 주력할 예정이며, 해외 사업의 경우, 태국 등 동남아 시장 대상으로 호위함을 수출할 계획"이라면서 "폴란드, 캐나다, 필리핀 등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잠수함 사업의 제안 준비와 영업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1조5000억원 유상증자 플랜···해양플랜트 '눈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오션은 현재 약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해상풍력 ▲방산 ▲스마트야드 ▲친환경·디지털 선박 등 4개 사업 분야를 이끌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최근 탈(脫)탄소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관련 사업이 부상하는 만큼, 한화오션도 보유 기술력을 활용해 해상풍력 시장을 적극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약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11월에는 1조5000억원을 조달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마쳤다. 당시 한화오션은 해당 사업에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해상풍력 시장의 밝은 전망을 고려해 1000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한화로부터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 플랜트 사업을 물려받았다. 국내 10개 지역에서 2.6GW 규모로 진행하던 풍력발전 사업을 도맡으며 해양 에너지 가치사슬 완성을 위해 관련 보유 기술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이 해상플랜트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만큼 사업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이번 양수로 사업 개발 역량을 확보해 해상풍력 밸류체인을 완성시킨다는 목표다. 이에 올해 해상풍력 및 플랜트 사업 매출 목표로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신재생에 대한 수요 증가에 발맞춰 당사 핵심역량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상풍력시장에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미, 아프리카 등 심해유전 개발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부유식 생산설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최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군 개발과 함께 수요처와의 밀접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수주기회를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KDDX 갈등 지속···특수선 양강 출혈 경쟁 '격화'


한화오션의 초격차 방산기술력이 집약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들. 사진=한화오션 제공한화오션의 초격차 방산기술력이 집약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들. 사진=한화오션 제공

올해 조선업계 화두는 KDDX를 둘러싼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간 수주 경쟁이다. 최근 두 회사 간 신경전이 최근 직원들 간 소송으로 번지면서 KDDX 사업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총 7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수주를 따내기 위한 양사의 출혈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KDDX는 오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는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기본설계와 개념설계를 나눠 수행했다.

올 하반기에는 KDDX 사업 승자를 가릴 입찰이 예정됐으나, 최근 HD현대중공업의 불법 기밀 유출 등 의혹이 일면서 양사 간 갈등 불씨가 커지고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 최사 내부망을 공유해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방사청은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제한을 면제하고, 제재 심의를 '행정지도'로 의결했다.

현재 한화오션은 지난 3월 KDDX 개념 설계 유출 건으로 HD현대중공업을 경찰에 고발했으며, HD현대중공업도 한화오션을 사실 왜곡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에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빨리 해소하길 바란다"며 수사 협조를 요구했고, HD현대중공업은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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