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생산인력 대규모 채용···'김동관 매직' 실현될까연간 흑자 전환은 아직···"올해 흑자 전환 문제 없다"HD한국조선해양 경쟁구도 지속···특수선 '양강 갈등'
일각에서는 한화오션의 이 같은 성장세를 두고 '김동관 매직'으로 풀이하고 있다. 방산과 태양광 등 주요 사업들을 그룹 핵심 사업 반열에 올려놓은 그가 한화오션을 인수해 '육·해·공' 삼박자 체제를 완성시켰다는 해석이다. 한화는 한화오션 정상화를 통해 우주·방산·조선을 아우르는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김동관號 1년···구조조정 대신 '생산·설계' 인력 늘렸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23일 기존 대우조선해양 간판을 떼고 한화오션으로의 새 출발을 알렸다. 지난 23년간 KDB산업은행 관리를 받으며 '주인 없는 회사'로 풍파를 겪어왔으나, 마침내 한화그룹이란 새 주인을 맞이한 것이다.이에 따라 수장 개편 작업도 이뤄졌다. 기존 대우조선해양을 이끌어왔던 박두선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각각 초대 대표이사와 기타비상무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이로써 한화오션을 필두로 한 권혁웅·김동관 '투톱 체제'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커졌다. 기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한화오션 이사회까지 발을 넓히면서 차기 총수로의 존재감이 더욱 커진 것이다. 태양광·방산·화학 사업을 앞장서서 주도한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조선 사업까지 진두지휘하게 됐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출범 후 국내외를 종횡무진하며 현장경영에 나섰다. 첫 공식 행보로는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고, 이후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를 찾아 한화오션의 특수선에 대해 소개했다. 이후에도 ▲프랑스 파리 에어쇼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 ▲싱가포르 가스텍2023 등에 모습을 비추며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생산·설계 위주로의 인력 채용과 임원 인사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출범 후에는 편입 전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설계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다. 또 지난해 말 실시된 12명의 임원 승진자 중 10명이 설계, 생산, 연구개발(R&D) 기술 분야 전문가들로 나타났다. 특히 한화오션의 임원 승진자수(12명)는 한화솔루션(25명),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했다.
한화오션은 "조선해양 사업에 대한 업계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기존 인재 중심의 발탁 인사를 통해 한화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상화는 여전히 숙제···연간 흑자 전환부터 노린다
다만 한화오션의 경영정상화 작업은 여전히 큰 과제로 거론된다.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흑자에 성공한 반면, 한화오션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앞서 한화오션은 근 10년간 불황기에 빠져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5월 한화그룹으로 편입하면서 경영정상화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실제 한화오션의 지난해 1분기 부채 비율은 무려 1858.3%을 기록했으나, 같은해 말 223.4%로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밝은 조선업황과 수주 랠리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영업이익 741억원)와 올해 1분기(529억원)에는 각각 분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환율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호실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올해 연간 흑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1분기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20여 척 이상의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물량으로 상선 부문의 전사 매출 비중이 80% 이상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수의 대형 컨테이너선이 올해 상반기 내 인도되면서 연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운업에 힘주는 한화···HD현대와 경쟁 지속
한화는 올해 한화오션의 해운사 '한화쉬핑'을 설립하며 한화오션의 몸집을 크게 불릴 것으로 보인다. 항공과 방산, 해운, 조선업 등 다양한 물류 수단을 갖춰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나아가겠다는 행보다.
한화쉬핑의 설립 주체는 한화오션의 미국 종속회사로, 설립 배경은 친환경·디지털 선박 기술 검증을 위한 플랫폼 역할이다. 한화오션은 자사 친환경 선박 기술을 적용·운용해 실용성과 안정성 등을 검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행보는 정기선 부회장이 이끄는 HD현대와 사업구조가 비슷해 향후 이들의 경쟁구도는 사실상 지속될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현재 각각 ▲방산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구도를 갖추고 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둘러싼 경쟁도 지속되고 있다. 한화오션이 지난 3월 KDDX 개념 설계 유출 건으로 HD현대중공업을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HD현대중공업도 최근 한화오션을 사실왜곡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방사청은 지난 2월 계약심의위원회에서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제한을 면제하고 제재 심의를 '행정지도'로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KDDX 기밀 유출 사건에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됐다는 기자설명회를 개최했고, HD현대중공업 역시 한화오션이 의도적으로 편집된 수사 기록을 공개해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각각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경쟁사를 고소·고발한 상태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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