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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남매전쟁' 종결, 길 잃은 아워홈···'구미현 체제' 돌입하나

유통·바이오 식음료

'남매전쟁' 종결, 길 잃은 아워홈···'구미현 체제' 돌입하나

등록 2024.05.31 17:26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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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주총서 구본성 장남 사내이사 선임···구지은 연임 실패새 대표이사로 구미현 유력···구본성 고소 취하 목적 유력향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후 매각 절차 밟을 가능성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일가의 남매전쟁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승리로 종결됐다. 장녀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 측에 서서 지분의 과반을 확보하고 이사회 장악에 나서면서다. 이로써 구지은 부회장은 3년 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며 경영권을 내려놓게 됐다.

현 구지은 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아워홈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구본성·구미현 연합은 이전부터 경영권을 매각할 사모펀드를 물색 중인 걸로 알려져 기업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구미현 씨가 대표에 오르겠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아워홈이 '구미현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선 구미현 씨가 대표에 오르는 이유로 구본성 부회장의 횡령·배임 등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나온다.

아워홈은 31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아워홈의 사내이사는 지난달 정기주총에서 선임된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씨를 포함해 총 3명이 됐다.

다만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이 상정한 본인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과 그의 측근인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부결됐다.

이 같은 결과에는 구미현 씨가 직접 대표이사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걸로 풀이된다. 앞서 구미현 씨는 전날(30일) 구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 씨에게 서한을 통해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서 본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의견을 통보한 바 있다.

아워홈의 지분구조는 구 전 부회장이 38.56%로 최대주주고, 구미현 씨 19.28%, 구명진 씨 19.6%, 구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구미현 씨가 유력하다. 상법상 대표이사는 이사회 내에서 선임하기 때문에 후보는 3명이다. 아워홈은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최소 구성해야 하는 이사진 3명을 갖춘 데 이어 차주 내로 이사회를 열고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구미현 씨가 아워홈 대표이사에 오르면 구 전 부회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 전 부회장은 구 부회장이 대표에 오른 뒤인 2021년 11월 자체 검사를 통해 횡령과 배임 등 정황이 포착돼 고소당했다. 구 전 부회장은 최근 공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구 전 부회장 고소 건이 정리된 이후로 아워홈은 새 대표이사를 내세워 전문경연인 체제로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미현 씨는 경영에 참여한 적 없는 전업 주부인 데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아워홈 매각을 통한 지분 현금화로 알려져서다.

구 전 부회장이 혐의를 벗거나 형량을 줄이면 구미현 씨가 대표이사로 남아있을 이유가 사라진다. 즉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구본성·구미현 연합은 또 다시 임시 주총을 통해 새 이사진을 선임하고, 전문경영인을 대표이사에 앉힌 뒤 매각을 준비한다는 그림이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지분은 과반 이상인 57.84%로, 업계에선 이들이 앞서부터 경영권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난 2022년에도 구 전 부회장의 매각 계획에 구미현 씨가 의견을 모으며 동반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다.

구지은 부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경영권을 내려놓게 됐다. 구 부회장의 임기는 내달 3일 만료된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혐의 등 문제를 일으키자 세 자매간 의결권 통합 협약을 맺고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구 부회장은 이후 구미현 씨와의 법적 분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 편으로 돌아선 결정이 2021년 세 자매의 의결권 통합 협약을 위반했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업계에선 구미현 씨에 대한 위약벌은 최대 1200억원에 달한다.

아워홈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동안 아워홈은 구지은 체제 아래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푸드테크 등 신사업을 강화하며 성장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경영에 참여해온 인물이다.

실제 아워홈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1조9835억원으로 '2조원 클럽' 가입이 유력해졌고, 영업이익은 76% 늘어난 943억원을 기록했다.

아워홈 노동조합의 반발도 거세질 걸로 예상된다. 아워홈 노조는 이날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를 규탄하기 위한 집회를 열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8일 재판부에 구 전 부회장의 엄벌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아워홈 노조는 아워홈 본사 앞에서 "회사 성장에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대주주에서 물러나라"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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