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손보사 9곳 손해율 평균 84.2%···4.3%P↑보험료 인하·수리비·물가 상승···손해율 악화 요인보험 硏 "향후 보험료 인상 가능성···제도 뒷받침돼야"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 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79.7%로, 전년 동기(76.9%) 대비 2.4%포인트 증가했다. 손보사 9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도 84.2%로 전년 동기(79.9%) 대비 4.3%포인트 올랐다.
보험사별로 보면 현대해상이 77%에서 80.8%로 3.8%포인트 올랐다. 이어 KB손해보험(76.8%→80.3%), DB손해보험(76.7%→78.9%), 삼성화재(77%→78.7%) 순으로 증가했다.
중소형사들은 손해율 증가 폭이 더욱 컸다. MG손해보험의 경우 올해 1~4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8.2%로 전년(93.4%)보다 14.8%포인트나 증가했다. 흥국화재 역시 손해율 90.5%로 전년(85.5%)보다 5%포인트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사고가 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손보 업계는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해 당국의 상생 금융 기조에 동참해 소비자 부담 완화 차원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줄줄이 인하했다. 대형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2.5%가량 인하했고, 메리츠화재는 3%나 인하했다. 업계는 보험료 인하 영향이 내년까지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2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함에 따라 대당경과보험료는 손해율을 다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올해도 손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동차 보험료는 2022년 4월에는 7개 손보사가 1.2~1.4%, 지난해 2월에는 8개 손보사가 2.0~2.1%에서 인하 폭을 결정했다. 그러나 올해는 2.6~3.0% 수준으로 인하 폭이 최소 0.6%포인트 증가했다.
또 차량수리비와 자동차 가격이 상승한 점도 손해율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차량 수리비는 2013년 110만원 수준에서 2022년 161만원으로 올랐고 신차 평균 가격도 2020년 3984만원에서 지난해 4922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정비협의회도 지난해 말 회의를 열고 올해 자동차보험 정비 요금의 시간당 공임을 전년 대비 3.5% 올리기로 했다. 정비수가는 보험사가 사고 차량을 수리한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으로 정비수가가 높을수록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다. 보험업계와 정비업계는 지난 2022년 정비수가를 4.5% 인상했는데, 올해 인상까지 합치면 최근 3년 새 8%가 올랐다. 통상적으로 정비수가가 3% 인상되면 손해율은 1%가량 상승한다.
소비자물가 상승 역시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분기 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개 물가에 따른 보험료 조정은 쉽지 않기 때문에 사고당 손해 악화에 따른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험료 인하, 차량 가격 및 수리비 상승 등에 따른 대당 보험료 감소, 사고당 손해액 증가는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사고 발생률의 감소는 손해율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나, 향후 변동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보험료 인하 효과 지속, 인플레이션 상승 등에 따른 사고당 손해액 증가 등으로 손해율은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천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리스크를 반영한 보험료율 적용, 사고 감소 유도, 보험금 누수 억제 등을 위한 환경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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