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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황만순 대표 "3~5년 후 바이오섹터 다시 뜰 것···기업 변화 필요해"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황만순 대표 "3~5년 후 바이오섹터 다시 뜰 것···기업 변화 필요해"

등록 2024.06.12 17:21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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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투자, 2018년 24.6%→2023년 16.4%"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될 것···기업도 변화해야"법차손 기준 완화, 공매도 제한 등 제도 개선 필요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12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12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바이오벤처 투자 환경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유수인 기자

"바이오벤처 투자 환경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12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이같이 말하며 바이오기업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 ▲특허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황 대표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벤처캐피탈(VC) 투자 비중은 지난 201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0년 27.8%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하락하고 있다. 2021년 21.8%이던 투자 비중은 이듬해 16.3%로 대폭 감소했고 지난해도 16.4%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는 "각 산업군 별 투자비중을 보면, 10년 전 바이오 분야 투자는 4%였다. 2018년에 크게 늘었다가 지금 줄어든 상태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나중에 이 비중은 다시 20% 이상으로 늘어갈 것"이라며 "다만 제약사 등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지만 투자에 있어선 금리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코로나19 판데믹 당시 삼성(삼성바이오로직스)이나 SK(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 등이 백신·치료제 개발·생산 역할을 하고 매출 20억원도 안되던 진단키트 제조기업들도 어떠한 역할을 하면서 우리 바이오산업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기술이전 성과를 내는 것과 오리온, 대상 등 대기업들이 바이오섹터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이 분야에 더 많은 돈을 장기간 투자할 수 있다는 얘기이고, 조금 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나스닥에서 테크 분야가 50% 오른 반면 바이오분야는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금리 때문이다. 미국 나스닥 바이오 지수는 금리와 상관성이 제일 높다"며 "국내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하지만 VC들은 향후 5~7년 뒤를 보고 투자를 한다. 지금 투자한 분야의 미래를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지난 3~5년간 바이오분야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3~5년 후 바이오 섹터가 다시 뜰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는 자금 조달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투자를 받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수 있어 기업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황 대표는 설명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사진=유수인 기자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사진=유수인 기자

그는 "투자가 어렵다고 하는 기업 60~70%는 생태계상 살지 못하게 된다. 설령 기술력이 있다고 해도 앞으로는 마찬가지다. 투자받는 기업이 더 받는 것이지 골고루 투자를 받는 경우는 2018년~2021년 사이 우리나라 역사상 단 한 번 있었던 일"이라며 "아직 우리나라에는 투자 못 받아서 어렵다고 하는 기업들을 모두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공모 금액이 200~300억원밖에 안돼서 R&D를 못한다고 하는 기업들도 있는데, 파이프라인 개수가 너무 많아서 그렇다. 미국 바이오텍들은 자사 플랫폼의 기술력이 증명될 때까지 하나의 파이프라인만 민다. 증명이 되면 그 이후부터 개발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나간다"며 "반면 한국에서는 (증명이) 안 된 플랫폼 하나로 3~4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자금이 부족하다면 우선 순위에 대한 컨센서스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창업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고 황 대표는 말했다.

그는 "벤처 투자결정 요소 중 하나가 소통능력이다. 아무리 어려운 기술도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불확실한 게 많을수록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게 된다. 이 말은, 신뢰도가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 안 된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밖에도 그는 "투자를 결정할 때 데이터는 물론 교수창업 회사인 경우 전문경영인이 있는지 여부, 팀워크가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 여부, 직원 퇴사 속도 등도 본다"며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도 보고 있다.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FTO(특허침해분석) 리포트도 없고 IPDD(FDD, LDD)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신약의 밸류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물질 특허가 있어서다. 그거 하나만으로 주구장창 해먹을 수 있는데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국내 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해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국내 특허 출원, 등록 수는 세계 순위권 수준이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퀄리티의 특허인지 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장 내 IPDD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정부에서도 FTO 보고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바이오텍은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된다. 시가총액이 1조원에 못미치는 기업들의 경우 보호를 위해 공매도를 제한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법차손(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기준 완화도 필요하다. 연구개발이 많은 기술기반 기업을 대상으로 엄격한 기준을 대다 보니 소극적인 R&D 활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법차손 유예기간도 3년에 불과해 기술특례기업들이 정해진 기간 내에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기술특례제도로 상장한 회사들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요건은 3년간, 매출액 30억원 미만 요건은 5년간 면제받는다.

그는 "법차손 기준 완화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제도를 만들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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