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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허리띠 졸라매는 카드사···'큰손 회원' 혜택도 줄인다

금융 카드

허리띠 졸라매는 카드사···'큰손 회원' 혜택도 줄인다

등록 2024.06.19 07:00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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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금리 상승·'본업' 신용판매 부진에 소비자 혜택 줄여신한카드 '탑스클럽' 연회비 면제·ATM 수수료 정책 변경현대카드 '클럽 서비스' 축소·삼성카드도 VIP 제도 개편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카드사들이 소비 금액이 큰 '큰손 회원'들의 혜택까지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카드업권은 현재 조달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인 데다, 카드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비중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까지 줄여 허리띠를 졸라메겠다는 심산이다.

18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내달 15일부터 탑스클럽(Tops Club) 서비스와 선정 기준을 변경한다. 우선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고객 대상 연회비 면제 혜택이 축소된다. 기존에는 2만5000원 이하 카드의 연회비가 면제됐다면, 변경 후에는 기본 연회비 7000원 이하 카드 연회비가 연 1회에 한해 면제된다.

현금서비스 ATM 이용 수수료 정책도 변경된다. 탑스클럽 전 등급(프리미어·에이스·베스트·클래식)에 적용됐던 신한은행 ATM 이용 수수료 면제 혜택이 폐지돼 개편 이후에는 신한은행 ATM을 이용하더라도 수수료가 부과된다.

선정 기준 역시 전보다 더 까다로워졌다. 탑스클럽 등급은 신한카드 및 이용 금액, 우대 거래, VIP 카드 소지 등 종합적으로 거래 실적이 많아질수록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연회비 3만원 이상에 카드에 대해서는 기존 50점을 부과했지만 변경 후에는 3만원 이상 카드는 30점, 4만원 이상 40점, 5만원 이상 50점으로 문턱을 높였다. 신한 SOL(쏠)페이와 관련된 항목은 총 30점으로 기존(10점) 대비 20점 늘었다.

앞서 현대카드도 올해 1월부터 프리미엄 카드 혜택인 '클럽 서비스'를 축소했다. 현대카드는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플래티넘 카드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현대카드가 제휴를 맺은 ▲고메 ▲호텔 ▲패션 ▲문화 제휴점에서 상시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는 고메·패션 카테고리 할인 혜택이 종료됐다.

삼성카드 역시 VIP 제도를 개편하며 우수 고객에게 제공되던 '프리미엄 리워즈 서비스'를 올해 초부터 종료했다. 프리미엄 리워즈 서비스는 일반회원 기준 ▲티타늄(3000만원 이상) ▲플래티늄(2000만원 이상) ▲골드(1000만원 이상) 3등급으로 나뉘어 최대 4개월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등급에 따라 5~10%의 포인트백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새 멤버십 프로그램 'THE VIP(더 브아이피)'를 론칭하면서 삼성카드를 5년 이상 사용한 고객 중 연 실적을 달성한 고객을 새 멤버십 회원으로 선정했다. 기존에는 연 2회 회원선정을 했지만, 1년 단위 선정으로 변경됐고 선정 금액도 ▲VIP(3000만원 이상) ▲VVIP(6000만원 이상) ▲MVG(2억 이상 혹은 월 1000만원 이상)로 높아졌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프리미엄 리워즈의 허들이 오히려 장기 이용 고객에게 적용되고 선정 금액도 더욱 높아졌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 회원 혜택마저 축소하거나 허들을 높이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연체율 관리 등으로 대손비용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여가며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탓이다.

특히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채권을 발행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이 악화하면 카드사의 조달 환경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일 기준 여전채 AA등급 3년물 금리는 3.620%로 집계됐다.

가맹점 카드 수수료가 계속해서 인하되며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도 영업환경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카드사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0.54%에서 지난해 23.2%로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영업환경이 악화한 것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면서 "카드사들이 같은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 수 없는 환경이고 혜택을 유지·보수하는 차원에서 변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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