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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수소로 철 만든다···'포스코의 꿈' 하이렉스 상용화 '착착'

산업 중공업·방산 르포

수소로 철 만든다···'포스코의 꿈' 하이렉스 상용화 '착착'

등록 2024.06.26 14:39

포항=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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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3배 면적 포항제철소 방문···생산량 1450만톤하이렉스 상용화 첫 발 'ESF', 원료 다양성 구현 가능'파이넥스 공장' 정상 가동···수소 25% 환원제로 사용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From 파이넥스(FINEX) to 하이렉스(HyREX)'

포스코그룹이 친환경 철강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종 목적지는 수소로 철을 생산할 수 있는 '하이렉스' 기술의 상용화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유동환원로와 전기융융로(ESF) 개발을 바탕으로 수소환원제철 구현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그린 철강 향한 첫걸음 '전기융융로(ESF)'···"2030년 상용화"


전기융융로(ESF) 출선. 사진=포스코그룹 제공전기융융로(ESF) 출선.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지난 24일 서울역 KTX를 타고 약 2시간 30분 이동해 도착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외관상으로 여느 공장과 다름없는 단조롭고 투박한 모습이었지만, 포항제철소 면적은 11.3 ㎢ (약 342만평)로 서울 여의도 면적 3배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조강 생산량은 약 1450만톤(t)으로, 이곳에선 열연, 전기강판 등을 다품종 소량생산하고 있다.

안전모·안전화 등으로 안전 무장하고 처음 발을 들인 현장은 'ESF' 시험설비 공정이다. 이번 처음 공개된 ESF 시험설비 현장은 기계가 가동되지 않고 근로자도 찾아볼 수 없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해당 공정의 수리 기간이 맞물린 탓이었다. 공장 가동 소리는 들을 수 없었지만 공장 특유의 쇠 냄새 등이 은은하게 풍기며 현장감을 높였다.

포스코는 하이렉스 개발에 한창이다.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보유한 파이넥스 유동로 기술을 바탕으로 가루 형태 분광과 수소를 사용해 철강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하이렉스 개발 여정은 4개의 유동환원로에서 철광석을 순차적으로 수소와 반응시켜 직접환원철(DRI)로 생산한 후, 이를 ESF에서 용융해 저탄소 제품을 만든다.

ESF는 수소환원제철을 체계를 갖추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전기아크로(EAF)와 달리 로(爐)내에 탄소가 일부 존재해 환원 환경이 유지되고, 기존 고로처럼 슬래그(철강 부산물)의 성분 제어가 가능한 형태로 설계돼 원료 다양성이나 용강 품질 등을 높이는데 유용하다. 포스코는 저품위 직접환원철(DRI) 용해하는데 적합한 전기로인 ESF 기술로 최적의 수소환원제철 체계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지난 1월 완공된 ESF 시험설비는 여러 조업과 테스트를 거쳐 지난 4월 첫 출선에 성공해 총 15톤(t) 용선(쇳물)을 출선했다. 이곳에서 용선 출선은 보통 전기로 본체와 루프 설비에서 이뤄지고 있다. 과정은 DRI, 환원제, 부원료 등 원료 3가지를 루프 설비에서 일정한 비율로 섞고 전기로 본체에 믹싱된 원료를 투입한다. 이후 아킹(Arcing)을 통해 샘물을 만들어 전기로 본체에서 용선을 출선하는 방식이다. ESF는 시간당 최대 1톤(t) 용선을 생산할 수 있다.

다만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ESF 시험설비를 소개한 박재훈 포스코 저탄소제철연구소 전기로연구그룹장은 "후공정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약 3.5% 정도의 카본 성분이 맞춰져야 하는데 현재는 3%에 그친다"라며 "후공정에서 요구하는 품질에 맞추도록 추가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ESF 설비 상용화 계획에 대해서는 "실험을 통해 올해 또는 내년까지 기술 개발을 끝낼 것"이라면서 "가장 적합한 형태의 설비를 구성해서 2030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파이넥스 기술 통해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성큼'


파이넥스3 공장. 사진=포스코파이넥스3 공장. 사진=포스코

전통적인 철강 제조 프로세스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 철광석으로 쇳물을 만들 때 석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나오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석탄 대신 수소로 철광석을 환원(산소 제거), 궁극적으로 탄소가 배출되지 않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하이렉스 완성의 발판이 될 파이넥스는 기존 환원과 용융(액화)이 동시에 이뤄진 고로 공법과 달리,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를 분리한 것이 핵심이다. 가루 철광석을 그대로 사용 가능해 철광석이나 석탄을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도 불필요하다.

이날 '파이넥스 3' 공정에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용역로에서 나오고 있는 용선(쇳물) 때문이다. 용선과 10m(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음에도, 뜨거운 열기로 인해 5분 채 지나지 않아 온몸에 땀이 흘렀다. 실제 용선 온도는 약 1500℃(도), 나오는 속도는 분당 5톤(t) 정도다. 한 시간 받으면 300톤(t) 가량 된다.

'파이넥스 3' 공정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정상 가동되고 있다. 하루 기준 5천500만톤(t), 1년 200만톤(t) 제품 생산이 가능하며, 석탄 75%에 수소 25%를 환원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은 인력 4조 2교대로 움직이면서 24시간 풀가동된다.

포항제철소 내 하이렉스 시험 설계 개발 인력은 총 35명이다. 유동로와 전기융융로 관련 경험 있는 인력들이 일부 투입됐으며, 계열사 포스코DX(소프트웨어) 인력과 포스코이앤씨(자재공급·시공·설계) 인력도 함께하고 있다. 윤영식 포스코 HyREX추진반 부장은 "하이렉스 기술 내재화와 설비 관련 검토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라며 "2027년도까지 인력을 약 80명 정도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향후 파이넥스 수소 비율을 높여 하이렉스 기술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한 시험 설비에 대한 기술 개발이 끝나면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화를 위한 기술 확보를 목표로 개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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