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동복 시장 '고공행진'···'MZ세대 부모' 영향↑'골드 키즈' 트렌드 급부상···아낌없는 지출·투자프리미엄 브랜드 선호···소비 양극화 우려 뒤따라
업계는 부모 세대가 주된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 옮겨가면서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골드 키즈' 트렌드가 이러한 성장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한다.
27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조4490억원으로 2020년(1조8410억원) 대비 3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0~14세 인구가 630만6000명에서 570만5000명으로 9.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분위기다.
특히 유아동복 시장은 저출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00년대 초반부터 출산율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며 꽤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 곳이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많은 업체가 사업을 접거나 축소 수순을 밟기도 했다.
그러나 유아동복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면서 관련 플랫폼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유아동복 전문 플랫폼 키디키디는 지난 2020년 출시 당시 연간 매출이 3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00억원이다.
출산율 감소로 한명의 자녀만 있는 가정이 늘어나자 아이를 중요시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부모들의 소비가 집중적으로 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는 곧 자녀 한명에게 지출하는 금액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 가정 내 부모뿐만 아니라 조부모와 고모·이모, 삼촌 등 8명의 어른이 한 아이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으면서 일명 '에잇 포켓'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데 이어 주변 지인들까지 합세한 '텐 포켓'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자녀의 수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고 남부러울 것 없이 키우는 것이 더 중요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딸아이에게 그 이상의 몫을 해주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만 지나도 쑥쑥 크는 게 아이들이지만 예쁘고 비싼 옷을 입히고 싶은 게 모든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며 "오래 입히지 못하더라도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것을 입히자는 생각으로 옷을 고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패션업계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유아동복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해 관련 카테고리 강화에 속도를 낼 모습이다.
휠라코리아가 전개하는 키즈 브랜드 휠라 키즈는 최근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키즈 라인 '마리떼 앙팡'과 콜라보 한 컬렉션을 출시했다. 비 오는 날 필수 아이템인 '오크먼트 레인부츠'부터 가볍게 착용하기 좋은 바람막이 재킷 '클래식 로고 아노락', 데일리 아이템으로도 손색없는 '클래식 로고 캡' 등으로 컬렉션 라인을 구성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키즈 브랜드 패션 편집숍 무신사 키즈는 인기 유아동 브랜드를 잇달아 입점 시키며 젊은 층 부모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4월 말에는 네덜란드 프리미엄 육아 솔루션 브랜드 '부가부'를, 지난달에는 뉴발란스 키즈 브랜드숍을 론칭했다.
다만 일각에선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부모 세대로 인해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30대 주부 서 모 씨는 "아이에게 비싸고 좋은 옷을 입히고 싶은 건 그저 부모 욕심일 뿐"이라며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올바른 정서를 심어주지 못한다거나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지 걱정이 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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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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