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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점주와 척진 백종원···더본코리아, 가맹점에 '발목'

유통·바이오 식음료

점주와 척진 백종원···더본코리아, 가맹점에 '발목'

등록 2024.06.27 14:01

김제영

  기자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상장 재추진유사기업 '대상·풀무원' 등 선정···교촌에프앤비는 제외'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 갈등···프랜차이즈 한계 직면

점주와 척진 백종원···더본코리아, 가맹점에 '발목' 기사의 사진

상장을 앞둔 더본코리아가 '가맹점 리스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린 더본코리아가 프랜차이즈 기업의 한계에 부딪혔단 지적이 나온다. 더본코리아가 이 같은 논란을 딛고 '프랜차이즈 IPO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신규 상장을 위한 주권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 수준,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로 연기됐다가 엔데믹 전환 이후 외식 시장이 활기를 되찾자 재상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1월 주식 유통성을 늘리기 위해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진행했다. 기존 주주에게 소유주식 1주당 2주를 비급하는 무상증자로 더본코리아의 주식 총수 38만2201주에서 114만6603주로 3배 증가했다.

이후 더본코리아는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낮추는 10대 1 액면 분할로 주식 수를 10배 늘렸다. 총 1146만6030주로 이전보다 30배 늘었다. 비상장기업의 주식 수 확대는 통상 원활한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더본코리아는 최대 주주인 백종원 대표가 지분 76.69%를, 그 다음 강석원 부사장이 21.09%를 가지고 있다. 다만 기존 주주의 지분을 파는 구주매출은 진행하지 않는다. 공모예정 주식은 200만주로, 상장예정 주식 규모는 총 1346만6030만주가 된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한신포차 등 외식 프랜차이즈 25개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신규 가맹사업을 위해 특허청에 '백통닭', '마라백' 등 상표를 등록하고 관련 브랜드 론칭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소스와 라면, 간편식 등 식품 사업도 운영 중이다.

사업구조를 보면 전체 매출에서 외식 사업이 90%에 달하고, 나머지는 식품 등이 차지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사실상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지만, 이번 상장 과정에서 피어그룹(Peer Group, 유사비교기업)으로 대상과 풀무원 등 식품기업을 선정했다.

다만 국내 1호 프랜차이즈 직상장기업인 교촌에프앤비는 제외됐다. 이 같은 배경으로는 프랜차이즈 기업 상장의 한계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성장성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비자와 가맹점이 얽힌 사업 구조도 부정적인 요소다. 납품단가나 제품 가격을 올리면 가맹점주와 소비자의 반발을 사기 쉬워 수익성 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더본코리아는 '가맹점 리스크'를 앓고 있다. 더본코리아 외식 브랜드 연돈볼카츠의 일부 점주들과 가맹점 매출 및 수익률에 대한 과장 광고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어서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는 더본코리아가 백종원의 인지도를 이용해 매출 과장 등으로 가맹점을 모으고 방치 중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사실과 다르단 입장이다. 더본코리아는 점주들이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 녹취록 공개, 가맹점주 측도 매출과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두 약속이 담긴 녹취록으로 맞대응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더본코리아의 가맹점주와의 갈등은 프랜차이즈 기업의 한계가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중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온 만큼 내실이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백종원의 외식 브랜드는 다품종 가성비 메뉴로 박리다매 사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의 갈등 역시 이 같은 브랜드 철학에서 시작됐다는 해석도 있다. 중저가 브랜드는 제품 가격이 저렴한 만큼 마진율이 낮고 많이 팔아야 남는 구조인데, 이는 고강도의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반면 본사 역시 수익 강화를 위해 '문어발식 확장'에 집중한 만큼 개별 가맹점 관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일각에선 '프랜차이즈 IPO 잔혹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앞서 상장했던 맘스터치는 2022년 상장 6년 만에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미스터피자(대산F&B)와 연안식당(디딤이앤에프) 등은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투썸·할리스 등 프랜차이즈도 상장을 추진하다 실패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사업 동반자는 가맹점주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장은 곧 가맹점과의 상생과 맞물린다"며 "양측이 갈등이 생기면 본사가 가맹점을 회유하고 달래는 식으로 안고 가야 하는데, 녹취록을 본사 측이 먼저 공개해 점주들과 맞서 싸운다는 게 프랜차이즈 본사로서의 역량 부족이지 않나"라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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