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로슈,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협력머크 라이프사이언스, 2회 공모전 개최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제약사가 공모전 형식으로 국내 스타트업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이 주요 블록버스터 특허 만료를 앞두고 여러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과도 자연스레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암젠코리아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국내 유망 생명공학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연구 공간 '골든티켓(Golden Ticket) 센터'를 열었다.
암젠의 골든티켓 프로그램은 생명공학 스타트업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14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한국이 다섯번째 국가로 참여하게 됐다.
암젠은 지난 4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2024 진흥원·암젠 골든티켓' 참가자 모집에 나서 5월 '바이오코리아 2024'에서 '피칭 이벤트'를 열었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과 노상경 암젠코리아 사장은 '진흥원·암젠 골든티켓 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 4월까지 국내 유망 스타트업 2개사를 선정해 ▲골든티켓 센터 입주 지원 ▲암젠 글로벌 연계 R&D 멘토링 ▲진흥원 각종 지원사업 연계 등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지원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김용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단장은 "이번 교류의 기회를 통해 논의된 결과는 한국 제약바이오의 글로벌 진출 협력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올해 11월에는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크'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지난 11일 '2024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2024 Korea Advance Biotech Grant Program)' 시상식을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국내 유망 신약개발 바이오 스타트업 총 23곳이 참가했다. 수상기업에는 총 3억2000만원 상당의 머크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된다.
본선에 진출한 기업은 머크의 기업 벤처 펀드인 M 벤처스(M Ventures)와 머크의 바이오프로세싱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최종 수상 기업으로 ▲에이비온 ▲진메디신 ▲프로젠 ▲레나투스 ▲셀리아즈가 선정됐다. 이들은 연구 혁신성 및 기술력, 당면 과제 해결력 등 여러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상 내역 중 혁신적 바이오·합성 신약 업체에 수여되는 '머크 그랜드 어워드 (Merck Grand Award)'는 에이비온이 받았다. 에이비온은 다양한 암종을 타깃으로 한 혁신적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전문 기업으로, 우수한 분자 연구개발·생산 공정을 보유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베스트 인 클래스 어워드 (Best-in-class Award)'는 프로젠에 수여됐다. 프로젠은 지난달부터 미국의 라니 테라퓨틱스와 협력해 1주 투약이 가능한 경구형 비만치료제 'RPG-102/RT114'를 개발 중이며, 이를 위해서 'PG-102'의 고농도 제형 및 농축 공정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수상을 통해 차세대 비만·당뇨 치료제 'PG-102'의 차별성 및 기술 완성도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종균 프로젠 대표는 "이번 수상은 프로젠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기술의 혁신성과 1주 경구 비만치료제 개발의 시장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된다"면서 "머크의 우수한 공정개발 기술 및 솔루션을 바탕으로 전세계 경쟁력을 갖춘 경구 비만치료제 출시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에이비온을 비롯한 수상 기업은 11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컨퍼런스인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BIX) 코리아 2024'에서 기업 발표 세션을 통해 자체 개발 중인 기술의 과학적·사회적·경제적 가치와 생명과학 분야에서의 전망을 공유했다. 해당 기업은 실험실에서 사용될 머크 사이언스 앤 랩 솔루션(SLS) 사업부의 기초 제품과 스케일업 및 GMP상용화에 사용될 머크 프로세스 솔루션(PS) 사업부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받을 예정이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담당자는 "올해도 새로운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머크의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의약품 개발에서 나아가 상용화 과정까지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게 돼 반갑게 생각한다"며 "머크는 라이프 사이언스 분야에서 잠재력 있는 국내 기업과 협업하며 동반 성장하는 청사진을 그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해당 공모전이 작년에 이어 BIX에서 2회째 개최된다는 점에서 한국 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머크의 여정에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나아가 한국 바이오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로슈진단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기획한 '뉴 임팩트 프로젝트 (New Impact Project, N.I.P)'에 참여해 지난 9일 '보산진 – 로슈 진단 데이 (KHIDI - ROCHE DIAGNOSTICS DAY)'를 개최했다.
뉴 임팩트 프로젝트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오픈이노베이션 추진 및 성공사례 발굴을 위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 분야 지원 프로젝트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로슈진단의 국내 협력 기업 선정을 위한 피칭세션이 열렸다.서류 평가를 통과한 9개사를 대상으로 한국로슈진단과 전문가 평가단의 심사를 통해 기술력, 사업가능성, 해외진출 역량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 기업이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 최종 선정됐다.
로슈진단의 첫 번째 파트너로 선정된 코젠바이오텍은 참가기업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아 최종 1위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을 통해 상금과 함께 향후 한국로슈진단 전문가의 컨설팅(사업화, 해외진출, 해외인허가 획득 등), 로슈 글로벌 네트워킹 및 매칭 프로그램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예정이다.
한국로슈진단과 로슈진단 아태지역본부는 또 지난 15일 서울시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운영하는 창업 보육시설인 서울바이오허브와 공동으로 '2024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를 개최하고 최종 협력 기업을 선정했다.
로슈진단은 이번 데모데이에서 ▲혈액검사 기반 알고리즘 ▲스마트 랩 ▲홈 스크리닝 생태계-당뇨병 및 종양학 ▲경도인지 장애/알츠하이머의 디지털 바이오마커 분야에서 실력 있는 참가기업을 모집했다.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6개 기업 피칭을 거쳐 AI 기반 치매 고위험군 선별 솔루션을 소개한 '세븐포인트원'이 최종 선정됐다. 선정 기업에게는 3000만원의 연구 지원금과 함께 로슈진단 전문가 멘토링 등이 제공된다.
킷 탕 한국로슈진단 대표는 "로슈 그룹은 혁신을 기업 핵심가치로 삼고 있으며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 의료산업 분야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최종 선정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파트너십 제공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에서 보다 활발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기관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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