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카드 취소 불가→환불 계좌 입력도 막아

티몬 입점사, 고객들에게 상품 취소·환불 접수 안내

티몬 홈페이지 소비자 환불 계좌 입력 불가 상태

티몬 본사 전경. 사진=조효정 기자

큐텐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 입점 업체를 중심으로 구매 취소 통보가 잇따르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환불 계좌 입력마저 불가능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티몬 홈페에지에서 소비자들이 환불 받을 계좌 입력이 불가능한 상태다. 티몬 입점 업체들은 최근 소비자에게 티몬 측으로부터 받아야 할 판매 대금이 지연된 상황을 설명한 뒤 티몬 측에 해당 상품 취소·환불을 접수하라고 안내 중이다.

그마저도 환불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티몬 측에서 환불 처리를 미루는 바람에 입점 업체에 환불 미처리 신고가 들어오거나 PG사(결제대행업체)로부터 카드 취소가 아닌 환불 받을 계좌를 입력하면 3~5일 후 입금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23일 오후부터 환불 받을 계좌 입력조차 되지 않는 상태다. 환불 계좌를 입력하면 '사이트DB설정오류'라는 문구만 반복해서 뜨고 환불 계좌가 저장되지 않는다.

카드 취소와 환불계좌 입력마저 실패한 소비자들이 고객센터에 연락하지만 이마저도 연결이 쉽지 않다. 대기는 최대 5000여명 까지 몰렸다. 티몬은 고객센터를 윌앤비전에 외주주고 있다. 하지만 윌앤비전 직원들도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전달받은 바 없어 환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티몬 홈페이지에서 환불 계좌를 입력 시 성공 안내 대신 오류 화면이 뜬다.사진=티몬 홈페이지 갈무리

온라인에서는 카드사에 직접 이의 제기해 환불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청약철회 의무는 대금을 수취한자(PG사)와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연대책임이다. 카드사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PG사로 전달된다. 일반적으로 7일 내로 이의 심사에 들어간다.

현재 우후죽순으로 티몬 관계 PG사에 이의가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티몬캐쉬나 계좌이체 등 현금으로 결제한 경우 현재로서는 확실하게 환불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큐텐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큐텐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셀러 정산 대금을 수개월째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큐텐에 입점한 일부 셀러들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정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의 2022년 기준 자본총계는 -638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부채총계도 약 78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504억원)보다 늘어났다.

동기간 티몬의 유동부채는 22% 증가한 7193억원이었다. 유동자산은 130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2% 줄었다. 정산 지연 사태의 시발점이었던 위메프의 지난해 부채 총계는 3318억원으로, 전년 동기(2608억원)보다 증가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큰 상황에서 당장 유동자산을 현금화하더라도 빚을 갚는 것은 무리다.

여기에 티몬은 올해 4월 마감이었던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통상적으로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으면 재무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걸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큐텐 계열사와 PG사와도 환불 지급 문제가 있는 걸로 안다. 이대로라면 현금 유동 자체가 불가능해져 셀러 정산이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티몬·위메프 본사는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