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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ESG' 준비 안 된 차바이오, 글로벌 CDMO 사업 적신호

ESG경영 친환경 ESG나우

'ESG' 준비 안 된 차바이오, 글로벌 CDMO 사업 적신호

등록 2024.07.31 06:01

수정 2024.07.31 17:04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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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D' 받아 최하위···통합 C등급업계 "빅파마 수주 위해선 ESG 경쟁력 필요"전문 외부 컨설팅 받고 전담팀 신설···"개선중"

'ESG' 준비 안 된 차바이오, 글로벌 CDMO 사업 적신호 기사의 사진

차바이오텍이 환경 부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점을 맞았다.

최근 전세계 제약바이오산업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파트너 선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만큼 회사가 미래 먹거리로 추진 중인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차바이오텍은 전문 외부 컨설팅을 받는 한편 ESG 전담부서 등을 신설하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31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ESG 통합등급 C를 맞았다. 사회, 지배구조 부문이 C등급이었고, 환경 부문이 D 등급이었다. 한국ESG기준원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ESG 통합의 4개 부문에서 각각 S, A+, A, B+, B, C, D 중 한 등급을 부여한다.

규모가 작은 중견·중소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ESG경영 대응이 쉽지 않지만 차바이오텍은 차병원·바이오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지배구조 정점에 서있을 만큼 탄탄한 중견 기업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540억원으로 '1조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최대주주인 오너 차광렬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은 강남차병원과 차의과학대학교를 설립한 이후 그룹 산하로 차바이오텍과 차병원 줄기세포 연구소, 미국 차병원인 'LA할리우드차병원', 차병원난임센터와 차움, 판교 종합 연구원인 차바이오컴플렉스 등을 세우며 그룹의 외형을 키웠다.

차바이오텍은 상장사인 CMG제약, 차백신연구소를 비롯해 차헬스케어, 차메디텍, 차케어스, 솔리더스 등 10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1998년 난자세포 동결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립한 차병원의 경험을 기반으로 줄기세포, 면역세포와 관련된 다양한 세포 원천기술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개발하고 있다. 이후 차기 먹거리 확보를 위해 지난 2019년 미국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설립, CGT 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마티카 바이오는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시설을 준공했으며, 현재 CGT 핵심 원료인 렌티 바이러스벡터,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벡터 등 바이럴 벡터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 CDMO 시장은 향후 6년간 연평균 14.3% 성장해 438억5000만달러(약 60조7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CGT 시장이 33.1%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CDMO 사업 성공의 관건은 글로벌 수주 여부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브콜을 받기 위해선 품질, 속도 등 갖춰야할 부분이 많다.

차바이오텍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생물보안법 수혜 등에 힘입어 시장을 선점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ESG 수준이 CDMO 기업을 선정하는 주요 판단 지표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경영 능력이 떨어질 경우 글로벌 CDMO 사업을 영위하는데 불리할 수 있다.

국내 한 CDMO기업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은 생산 단계의 탄소배출량을 절감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 CDMO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며 "CDMO 기업이 ESG 경쟁력을 구축하지 못하면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유럽 소재의 제약사는 환경 부문에 대한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파트너사 선정시 기업의 기후변화대응 노력은 물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등 향후 계획까지 철저히 검토 후 계약을 체결한다"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유럽, 미국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세계적인 CDMO 기업이 되기 위해선 ESG 경쟁력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거버넌스, 즉 투명성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바이오텍 오너일가는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차바이오텍 소액주주 모임인 비상주주연대는 지난 달 성명서를 내고 "차바이오텍 오너일가는 지난 10년간 재산증식과 승계 작업에만 집중했다.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2018년 회계부실로 인한 관리 종목이 돼 수많은 주주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고 질타했다.

실제 오너 3세 차원태 차의과대학교 총장은 4년 만인 지난 2022년부터 차바이오텍 주식을 직접 매수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차 총장과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케이에이치그린은 현재 차바이오텍 지분 9.58%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차 총장이 자신의 승계구도를 확고히 다지고자 차바이오텍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차바이오텍 소액주주의 수는 작년 말 기준 4만8063명이다. 현재 이들은 로펌에 법리 검토를 의뢰한 상태로 주주 위임장을 모으고 있다. 상법상 지분율이 1% 이상이면 대표소송을 할 수 있다. 3%가 넘어가면 회사의 회계장부 열람만 아니라 주주총회 소집도 가능하다.

비상주주연대는 ▲차바이오텍의 주가를 2018년 관리종목 지정 전 가격인 '4만950원' 이상으로 부양 ▲문어발식으로 확장한 부실 계열사 매각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을 요구하며 이 요구조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이양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회사는 최근 트렌드에 발맞춰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당장 시행할 수 있는 ▲ESG 경영 체계에 대한 정책 수립 ▲ 인권경영 방침 수립 ▲사회공헌 정책 수립을 시행했으며, ▲정보보안 고도화 추진 ▲ESG 경영활동 캠페인 추진 ▲안전보건 산업재해율 관리 ▲지배구조 관련 규범 수립 등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환경 부문 개선을 위해 환경에 영향을 주는 지표들을 산출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Paperless Campaign'(종이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 등 친환경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아직까지는 글로벌 사업 추진에 있어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없다"면서도 "ESG 경영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해 전문 외부 컨설팅을 받았고, ESG팀 등 전담부서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설된 전담부서에서는 각 분야별 개선사항을 도출해 당장 실천이 가능한 사항부터 개선했다"며 "향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ESG 경영요소들에 대해서도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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