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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MG손보 인수전 뛰어든 메리츠화재···김용범의 '영토확장 승부수'

금융 보험

MG손보 인수전 뛰어든 메리츠화재···김용범의 '영토확장 승부수'

등록 2024.08.09 15:19

수정 2024.08.09 15:22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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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인수전에 '깜짝 등판'···사모펀드와 3파전 양상건전성 낮고 실익 적지만···외형확대·당국 눈도장 긍정적업계 "메리츠화재 의도 '물음표'···진정성 더 지켜봐야"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메리츠화재가 매각 4수에 도전하는 MG손해보험 매각 재공고에 '깜짝 등판'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참전을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MG손보의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인수하더라도 득을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은 탓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가 전날까지 진행한 MG손보 매각 재입찰을 마감한 결과 메리츠화재가 인수 의사를 밝혔다. 앞선 예비 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 두 곳도 다시 참여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모든 딜을 다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딜도 가용한 모든 정보를 분석해서 가능한 범위에서 입찰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을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다소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MG손보를 인수해서 메리츠화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크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MG손보는 몸값이 3000억원대로 거론되나, 정상화를 위해서는 약 1조원의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앞으로 보험업권에 대한 외부환경도 좋지만은 많다. 하반기 중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금리가 하락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 채권 투자 비중이 크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IFRS17에서는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고,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K-ICS는 자기자본(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부채를 시가 평가할 때 금리하락을 반영하면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이 증가해 자본이 감소하고 건전성이 악화한다.

메리츠화재가 지난 6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던 것 또한 이런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비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희망퇴직은 빈자리를 새로운 우수 인재로 채우려는 이유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효율이 극대화된다. 이렇게 미래를 대비하는 상황에서 난이도가 높은 M&A를 진행한다는 것에 물음표가 찍힐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외형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외형을 넓히기에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M&A이기 때문이다. 그간 메리츠금융지주의 행보를 봤을 때 무리한 베팅이나, 장기적으로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던 만큼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P&A 방식은 MG손보의 우량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이전받게 된다. 비우량자산을 모두 끌어안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메리츠화재의 핵심 전략인 '프라이싱(가격 결정)' 능력으로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간 뒤 우량 자산만 인수해 리밸런싱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역시 기회를 꾸준히 모색하겠다며 M&A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5월 진행된 1분기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M&A를 포함한 메리츠금융의 향후 5~10년 청사진을 묻는 일반주주의 사전 질문에 "메리츠금융은 과감한 도전을 통한 빠른 성장을 중요 과제로 삼고 있다"며 "M&A는 이런 다양한 방법 중 하나로 관심을 가져왔고 앞으로도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당시 김 부회장은 "2014년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이후 별다른 M&A가 없었던 이유는 기존 사업 확장이 더 매력적이었고 시장에 나온 매물의 가격이 너무 높아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M&A를 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가격이 적정한지, 사업을 운영할 인재가 확보돼 있는지, 리스크 규모와 성격이 감당할 수 있는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MG손보 인수는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는 적지만, 금융당국에 눈도장을 찍기에는 나쁘지 않다. MG손보는 지난 2022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건전성 위기 보험사 구제안에서도 제외됐고, 이번 매각은 정부의 자금지원 의지도 강한 만큼 금융당국이 빠르게 해결하기를 원하는 숙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사모펀드보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하는 것이 관리감독 측면에서도 훨씬 안정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도 아닌 데다, 인수 이후 투입할 자금이 더 크기 때문에 메리츠화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인수전에 참여했는지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다"며 "진정성에 대한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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